‘손할머님께서 7월 18일 소천하셨습니다.’
오늘 필라델피아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모임 대화방에서 본 공지다.
이즈음 나는 노인들의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며 산다. 노부모들의 이즈음 생활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제 아무리 백세 시대라 하여도 이젠 남 일만이 아닌 가까이 다가오는 내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이름 손정례. 전남 강진 사람. 세월호 참사 이후 그녀를 만났을 때 나이 구십이었다. 필라델피아 인근 한인들 몇몇이 모여 세월호 참사 일주기를 되새기는 날, 그녀는 한풀이 춤을 추었었다.
얼핏 얼핏 그녀의 지나온 삶에 대한 이야기를 스치듯 들었다만, 내 기억에 깊이 새겨진 것은 그녀의 춤이었다.
그리고 지난 해 그녀가 병원과 양로원을 오가며 마지막 길에 접어들 무렵 양로원에서 잠시 함께 했던 시간, 그녀의 신산했던 삶을 가늠할 수 있었다. 세월호 가족들의 아픔이 오롯이 그녀의 가슴에 새겨져 춤사위로 풀어낼 수 있었던 까닭일 게다.
기억 또는 기억들.
필라 인근에 살며 세월호에 담긴 아픔들을 잊지 말자며 함께 해 온 이들의 기억 속에 세월호 아픔과 함께 남을 여인 손정례.
그녀의 못다 푼 한들과 지금 살아 기억하는 자들이 풀어야 할 한들이 얽혀 이어지는 우리들의 삶 가운데 그녀의 꿈들이 이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