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더운 날에

일터의 환경을 바꾼 덕인지 올 여름엔 더위가 매우 더디 찾아 왔다. 스팀 열기와 함께 해야 하는 세탁소 여름을 수십 년  보낸 탓에 내 마른 몸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다.

올 봄 가게를 이전하며 보일러를 사용하면서도 에어컨이 작동할 수 있도록 꾸몄더니 올 여름 호사를 누리고 있다.

바쁜 하루 일과를 시작하려는데 잠자리 한 마리 세탁소 카운터 위에서 늦잠에 빠져 있었다. 더위는 게으름을 허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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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 한바탕 소나기가 더위를 식히다.

차마 사진 운운하기엔 부끄러운 유치원 아동이지만 이즈음 깨달은 두 가지.

나는 렌즈를 통해 보고 싶은 것들만 본다는 것과 그나마 내가 보는 모든 것들은 빛이 결정하고 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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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 병원 응급실로 실려간 장인을 기다리는 요양원 앞뜰에서 이어진 깨달음 하나.

삶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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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앞뜰  고목 밑둥은 새 잎을 낳다.

6/ 28/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