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

봄과 여름 사이의 빛깔. 오늘 숲길이 입고 있던 옷 색깔이다. 비록 한 시간 남짓 짧은 시간이지만 아무도 마주치지 않고 홀로 걷는 숲길에서 맛보는 기쁨은 참 크다.

한 주간 쌓인 내 삶의 피로 위에 세상 뉴스들이 얹혀주는 무게를 이고 걷다가 숲의 여린 빛깔과 고목에 깊게 패인 주름이 주는 위안에 내 걸음은 경쾌해 진다.

솔직히 교회에 가거나 내 방에 앉아 기도를 드리는 것보다 숲길을 걸을 때 나는 신에게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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