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언컨대 내 장모는 여전히 꽃이다. 오늘도 그녀를 그렇게 기억하는 이들이 있음으로.
델라웨어 한인 침례교회 이홍 목사님의 기억이 그러하였고, 그 기억에 고개 끄덕이는 공동체들로 하여 오늘 장모는 여전히 꽃이 되었다.
장모 돌아가신 지 두 해, 이홍목사님과 교회는 잊지 않고 이 주기 추도예배를 드렸다. 우리 부부는 목사님과 그 교회 식구들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예배에 함께 했다.
사실 돌아가신 장모나 점점 기력이 쇠하여 지는 장인에게나 딸인 아내나 사위인 나보다 그 교회 식구들이 더욱 가까운 가족이어서 우린 그저 부끄럽고 미안해야 마땅하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가장 큰 까닭은 잊혀진다는 것 아닐까?
한 송이 꽃처럼 아름다웠던 여인, 미운 사람을 안고 살지 않았던 여인으로 기억하는, 그리고 그런 여인과 함께 했던 세월에 감사하는 이들이 있는 한, 내 장모는 여전히 꽃다운 삶이다.
살아 생전 장모가 유일하게 미워했던 사람이 장인이었다는 나와 동갑내기 이홍목사님의 지극히 인간적인 우스개에 이목사를 향한 내 존경은 더해졌다.
예배 후 찾은 장모 계신 곳. 내 어머니와 아버지, 장인, 아내와 나의 자리가 모두 예약되어 있는 곳을 두루 둘러보다.
단 한 사람만에게라도 꽃같은 삶으로 기억될 수 있는 삶이었으면…
오늘 하루의 삶에 감사를 느끼게 해 준 이홍목사님과 침례교회 식구들을 생각하며.
특별히 장모의 그림자를 아름답게 수놓아 주신 이목사님께 감사를.
12/ 2/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