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동네 잔치 준비 모임장소에서 모처럼 만난 A가 B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크게 놀랐다. 내 놀람은 A와 B가 서로 가까이 알고 지낸다는 그 사실 자체에서 오는 것이었다.
A와 나는 30년 넘게 한 동네에서 살고 있지만, B는 다른 동네 사람이다. A와 B는 모두 이민 온 지 사십여 년이 다 된, 그야말로 성실한 삶을 이어온 이제 막 칠순 나이에 들어 선 이들이다.
나는 두 어른들을 선생이라 부르며 존경한다. 그러나 두 양반과 나는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시각들에서 엇나가는 점들이 많다.
특히 신앙에 대한 관점과 우리들의 모국인 한반도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그 차이가 극명하다.
A의 관점에서 나는 좌이고, B의 관점에서 나는 우편이다. 때론 셋 사이의 간격은 닿지 못할 거리만큼 떨어져 있다.
그런 A와 B가 서로 가까이 지내는 사이였다는 놀라운 사실을 안 오늘이었다.
때론 생각의 차이란 얼마나 무의미 한 것일까? 그것이 신앙과 사상일지라도.
함께 걸어가야 하는 삶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