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宣傳)에

<프로파간다는 참 재밌습니다. 건망증을 목표로 하니까요. 무슨 말이냐고요? 프로파간다는 국민에게 무언가를 잊게 만드는데 목표를 둔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미국 국민의 경우에는 잊을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애초부터 진실을 알지도 못했으니까요.>

과거의 역사에 무지한 채, 권력이 쏟아내는 선전에만 귀를 기울이는 미국국민들을 향해 던진 하워드 진 (Howard Zinn)의 말이다.

그가 세상 뜨기 전인 2004년에 한 말이다. 그런데 그의 말은 2018년 오늘도 미국민들에겐 여전히 유효하다. 그런 미국민들이란 그저 평범한 내 이웃들이다.

한국계인 내게 친근함을 나타내려고 평창올림픽과 북한에 대한 신문기사를 보고 말을 건네는 이웃들은 따지고 보면 내 개인적으로는 참 고마운 일이다.

문제는 전형적인 미국민들에게 북한이나 남한이나, 아니 베트남, 필리핀, 쿠바, 아프카니스탄, 이라크 등등의 나라들에 대해 권력들이 만들어낸 선전 이상 무엇을 알고 있을까? 하는 물음이다.

이런 관점으로 보자면, 이즈음 한국(남한) 뉴스들을 통해보는 그 곳 세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시민들에게 무언가를 잊게 만들려고 온갖 힘과 꾀를 다하는 권력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언론과 돈의 권력들.

다만 건망증과 싸우며 부단히 기억을 살려내고자 하는 시민들이 예전과 다르게 많고, 그들의 노력이 치열하다는 소식에 희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