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림의 아름다움

독특한 연주회에 다녀왔다. 음악과 거리가 먼 내가 평일 저녁에 음악회는 솔직히 가당찮은 일이었다. 그래도 어찌하리, 이즈음 사물놀이에 흠뻑 빠져있는 가까운 후배 내외가 우리 동네에 와서 공연을 한다는 데야 안 가볼 수 없는 일이었다.

델라웨어 대학교 타악기 앙상블(UD PERCUSSION ENSEMBLE) 공연이었다. 음악회의 타이틀은 “EAST MEETS WEST”, 그야말로 동서양의 각종 두드리는 악기들이 모두 모인 공연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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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대한 무식을 그대로 드러내듯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는 난생 처음 본 타악기들의 소리들이 신기하기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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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막바지에 등장한 steel pan이라는 악기 소리에는 완전히 매료되었다. 솥 아니면 커다란 냄비라고 할까, 그걸 두드리는데 이루 말할 수 없는 다양한 소리들이 터져 나오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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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후배 안사람이 두드리는 우리 소리 바로 북과 장고였다.

아무렴 두드리며 두드리며 한을 풀어온 우리들의 소리인 것을.

이 가을에 두드림 소리로 만끽한 아름다움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