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言)에

  • 같은 말을 쓴다는 괴로움에 대해

내가 사는 동네에 한국식당이 세 곳 있다. 그 곳에 대한 연혁을 나는 꾀고 있다. 모두 내가 이 곳에 이민 온 이후에 생긴 식당들이기 때문이다. 거쳐간 주인들에 대해서는 더하고 뺄 것 없이 그저 흘러 다니는 이야기를 다 들었다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저 들을 뿐, 돌이켜 식당에 대한 이야기를 좋고 나쁨을 이야기 해 본 적은 없다.(없는 것 같다.)

그 동안 세 집 모두 여러 주인들이 바뀌었다. 안타깝게도 크게 돈을 벌어 그 업을 그만 둔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그런데 최근에 세 집 모두 성황 중이라는 이라는 이야기가 들려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세 집 모두 나름의 특성을 살려 독특한 한국식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한다. 한 집은 전통적인 한국 음식으로, 또 한 집은 일식 전문으로, 다른 한 집은 중식형 한식으로 잘 나간다는 소문이다. 너나없이 소규모 장사꾼들이 힘들어 한다는데 듣기만 하여도 참 좋은 일이다.

그런데 오늘 저녁, 모처럼 정말 모처럼 중국식 한식으로 이즘 잘 나간다는 식당에서 겪었던 일이다.

비록 내가 외식을 즐기지 않아 잘 가지는 않지만, 그 식당 주인은 내가 잘 아는 이다. 그러나 종업원들이야 잘 모른다.

아무튼 난 종업원이 가져다 준 메뉴판에 있는 음식을 시켰다. 그런데 잠시 후 내 귀에 들린 소리, “우리 지금 그런 거 안해, 바뻐 죽겠는데 뭐야…”

순간 나는 몹시 당황했다.

‘아뿔사! 저 이는 우리 부부가 중국인들로 알았나 보다.’하는 생각이 없지는 않았지만 정말로 몹시 불쾌했다. 나는 주인을 불러 내 불쾌함을 전하려 했는데, 아내는 참자 하였다.

내 기억 속에서 최근 이처럼 불쾌한 식탁은 얼마만 이던가? 참 꼽기 힘들다.

차라리 말이 통하지 않았더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