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TV 연속 드라마를 첫 해부터 마지막회까지 빠짐없이 본 것은 참 오랜만 일이다. 드라마 ‘송곳’을 본 게 가장 최근의 일인데 그 역시 전편을 다 보지는 못했다. 이즈음 서울 처남이 이런 저런 영상 자료들을 보내 주어서 아내가 제법 즐긴다. 나 역시 이따금 기웃거리곤 하지만 크게 흥미를 일으켜 브라운관 앞에 앉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다 내가 빠져들어 전편을 다 본 드라마 바로 ‘구해 줘’이다.
오늘 모처럼 주일 예배에 참석하고 돌아온 오후, 드라마 ‘구해 줘’의 마지막 편을 보았다.
비단 사교(邪敎)만이 아니다. 모든 종교가 다 그렇다. 또한 종교 뿐 만이 아니다. 세상사를 지배하고 있는 모든 권력 또한 마찬가지다.
신이든 권력이든 브로커가 문제이다. 하나님, 하느님, 하늘님, 새 하늘님 그 무어라 부르든 신의 문제가 아니다.
민주, 정의, 복지, 자유, 자주 등등 그 무어라 부르든 권력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신과 사람 사이, 권력과 사람 사이를 잇는 브로커가 바로 문제이다.
드라마 ‘구해 줘’를 본 후 모처럼 꺼내든 책, 존 도미닉 크로산(John Dominic Crossan)의 ‘역사적 예수(The Historical Jesus)’이다.
<예수가, 아마도 처음이자 유일하게, 성전의 화려함에 맞서서 그 합법적 브로커 기능을 브로커 없는 하나님 나라(unbrokered kingdom of God)의 이름으로 상징적으로 파괴되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