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게 손님들에게서 한반도에 관련한 질문을 받을 때면 늘 곤혹스럽다. 물론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이따금 한반도 관련 뉴스들을 보여주며 질문을 던지는 이들도 있지만 수많은 손님들 중에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일 뿐이다. 대부분 무관심이다.
그런데 지난 주간엔 전쟁과 한반도에 대해 묻는 이들이 제법 있었다. 넘쳐나는 뉴스들 탓일게다. 이런 상황은 솔직히 좀 난감하다. 무엇보다 내 앎의 한계 탓일 터이지만, 물음을 던지는 상대의 의중을 모르니 더욱 그러하다.
하여 쉬는 날 아침, 손님들에게 편지를 띄웠다.
지난 주간에 손님 몇 분들이 제게 이런 질문들을 하셨답니다. ‘북한은 도대체 왜 이러는 것이냐?’, ‘너 북한에 가본 적이 있느냐?’, ‘이러다 북한과 전쟁하지는 않겠냐?’ 하는 물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뭘 안다고 이런 질문에 답을 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제게 질문을 던지신 분들도 제게 무슨 정답을 원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남한과 북한이 갈라져 서로 대결 구도를 이어온 지가 70년입니다. 그러니 남북이 한 나라였던 시절의 경험을 갖고 있는 한국인들은 나이 많은 이들 뿐이랍니다. 당연히 저 같은 남한 출신들은 북한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답니다. 다만 북한이나 남북한 관계에 대한 남한 사람들의 생각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답니다.
일 테면 지난 주간 북한과 미국간의 첨예한 갈등 국면을 소개하면서 남한 사람들의 이해할 수 없는 듯한 행태를 소개한 LA Times 기사 같은 것입니다. 기사 제목이 “South Koreans are surprisingly blase about civil defense. Why?”입니다.
전쟁이 곧 일어날 것 같은 상황에서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태연하게 생활하는 남한사람들의 모습을 전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이런 모습을 저는 이해할 수 있답니다. 왜냐하면 저도 그들 남한사람들과 같은 경험을 했기 때문입니다.
남북이 갈라진 지 70년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나면서부터 남한과 북한 사이에 곧 전쟁을 할 것이라는 소리를 듣고 살았답니다. 해마다 적어도 한 두차례 씩은 전쟁이 곧 날 것 같다는 뉴스를 보며 살아온 것이지요. 그러나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에서 전쟁은 없었습니다. 이것을 아주 단순하게 말한다면 ‘전쟁이 곧 날 것 같다’라는 말을 남한 사람들은 경험적으로 믿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런 태도에 대한 옳고 그름을 떠나 태어나면서부터 줄곧 ‘곧 전쟁이 일어 날 것’이라는 소리를 듣고 살지만 평생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을 본 적이 없다면 그 태도를 이해할 수는 있지 않을까요?
그러나 엄밀히 따지자면 그런 상황이나 태도는 슬픈 것이지요. 더구나 전쟁이란 생각하기도 싫을 만큼 슬픈 일이겠고요.
바라기는 세탁기에서 나온 옷들이 먼지와 때를 벗고 깨끗해 지듯, 이 여름을 지나며 남한과 북한 그리고 미국 또는 그 어느 나라이건 전쟁이라는 말이 쓰이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세탁소에서
Last week, some customers asked me questions like these: “Why is North Korea acting like this?”; “Have you been to North Korea?”; and “At this rate, won’t war with North Korea break out?” But, how can I answer these questions, as I don’t have any expert knowledge? Surely, they should not expect to get the right answers from me.
South and North Korea were divided and have kept a mode of confrontation for about seventy years. So, only old people have an experience of the time of one unified Korea. Most of the people from South Korea like me don’t know much about North Korea. However, I have my opinion about the South Korean people’s thoughts about North Korea and the relations between South and North Korea.
An example may be the LA Times article which introduced seemingly incomprehensible attitudes and behaviors of the South Koreans, while covering the acute tension between America and North Korea. Its title was “South Koreans are surprisingly blase about civil defense. Why?”.
It reported that people in South Korea are living and acting calmly as if everything is fine, under the situation in which a war may break out soon. I think that I can understand that. That’s because I myself have the same experience as those people in South Korea.
I told you that the division of Korea into South and North happened seventy years ago. Thus, most of the Korean people have been living with the story that a war may break out soon since they were born. They have heard this news at least twice every year. But, a war has never broken out since the Korean War. Put in simple terms, people in South Korea have come not to believe the story because of their experience. When they have heard that a war may break out soon, but it has never happened for their life time, isn’t it understandable, whether such an attitude is right or wrong?
However, I think that it is sad to have to think about such a situation and attitude. Moreover, a war is so sad and terrible enough I hate even just to think about.
Hopefully, I wish that the word “war” will not be used in this world, whether in South and North Korea, America, or any other countries during this summer and after, as the clothes from the cleaning machine will become clean without dust and dirt.
From your clean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