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날에

아이 사는 모습을 보노라고 모처럼 뉴욕에 다녀왔다. 달포 전에 잡은 계획인데 오늘이 Father’s Day인줄은 그땐 몰랐었다. 하여 엊그제는 아버지와, 어제는 장인과 잠시 시간을 가졌었다.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하늘이 잔뜩 찌푸렸다. 비가 오락가락할 것이라는 예보였다.

올라가는 길에 딸아이에게 만일 비가오면 Metropolitan Museum을, 날이 좋으면 Central Park에 가자고 메시지를 보냈다. 날씨는 걷기에 딱 좋았다. 걷자면 배가 든든해야 하는 법, 좀 늦은 아침 북어 콩나물 해장국으로 배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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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ropolitan Museum – 딱 30년 전에 이곳을 왔었다. 그 때는 아버지와 함께 였었다. 아내와 딸과 함께 온 오늘은 나는 그저 쫓아다니면 족했다. 묻고 길을 찾고 안내하는 것은 딸아이가, 돈내는 일은 아내와 딸의 일이 되어 내가 할 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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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많이 바뀌었다. 우선 그땐 딸아이가 아직 세상에 없었다. 아내는 갓 서른 청춘이었다. 그때만해도 아버지 걸음은 빨랐다. 박물관엔 중국 진나라와 한나라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마침 그 전시관을 돌고 있을 때 전화가 왔다. 아들과 며느리가 Happy Father’s Day 문안을 전하는 전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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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셋을 이용해 전시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는 Audio Guide랄지, 아주 작은 방일지라도 한국관이 따로 설치되어 있는 것 등도 30년 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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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엇보다 놀란 뉴욕 지하철이다. 새로 연장된 구간의 지하철은 서울만큼 깨끗해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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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가 다 된 딸아이는 제법 맛있는 빵집 위치를 꿰차고 있었다. 우리는 빵과 커피를 들고 Central Park의 느긋한 오후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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