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복의 시드니 인문학 교실 – 14
제 5강 – 1 : 인문학의 주제 – 사람(Saram) (1)
♦ 이제 인문학의 핵심 주제인 ‘사람이란 무엇인가?’라는 topic을 가지고 함께 생각을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크게 세가지로 나누어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첫째는 서구 인문학에서 보는 인간문제를 살펴 보기로 하겠습니다. 두번째로는 동양 인문학에서 보는 인간 문제를 이야기해 보고 마지막 세번째에는 종합적으로 ‘인간의 품격’( The Road to Character, David Brooks)을 읽으면서 ‘균형잡힌 인간형’에 대한 생각을 나누어 보기로 하겠습니다.
첫번째 주제를 취급함에 있어서 추가로 추천해 드리는 책은 김현경지음, ‘사람 장소 환대’ 입니다.(문학과 지성, 2015년) 먼저 서론적인 이야기를 드린 후, 주로 이 책을 중심으로 현대 서구 인문학이 관심하는 ‘사람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들어가는 말 – 서양의 정신사에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입장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역사를 이어왔습니다.
하나는 유대적 전통과 사고를 대변하는 ‘헤브라이즘’(Hebraism)이고 다른 하나는 그리스적 전통과 사고를 반영하는 ‘헬레니즘’(Hellenism)입니다. 헤브라이즘은 종교적, 심미적, 신앙적이고 헬레니즘은 이론적, 합리적, 이성적입니다. 신과 인간, 신앙과 이성을 제각기 앞세우려고 하는 이 두 가지 사상은 때로는 충돌하고 때로는 타협을 하면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생명의 기원과 인간의 의미에 대해서도 이 두 사상은 서로 다른 입장을 갖습니다. 헤브라이즘에서는 생명은 창조된 것이고 따라서 인간이란 하느님의 피조물이라고 주장 합니다.
유대교와 그 뒤를 이어받은 기독교의 성경과 이슬람교의 코란은 물론이고 히브리적 세계관에 기초한 고대인들 역시 대부분 모든 생명은 조물주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신앙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 사람들은 자연을 관찰 하면서 먼지나 흙 같은 데서 벌레들이 기어 나오고 작은 미생물들이 생겨나는 것을 관찰하면서 생명의 창조설이 아니라 ‘자연 발생설’을 믿게 되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것을 이론화하였고 그 후 뷔퐁(Buffon 1707-1788 확율과 통계 이론)과 라마르크(Jean Lamarck 1744-1829 용불용설)를 거쳐 다윈(C. Darwin 1809-1882 진화론)에 이르러 이 생명의 자연 발생설은 진화론으로 발전, 확립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두 가지 이론의 우열을 비교 하거나 비판하지 않고 주로 인문학적 입장에서 헬레니즘의 주장을 살펴 보려고 합니다.
♦ 다음 10개의 예문을 읽으면서 ‘사람을 설명하는 여러가지 방법들’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 나는 이제 세상 모든 ‘사람’이 가는 길로 가게 되었습니다.
– 나는 정치하는 ‘사람’과는 가까이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 그는 전라도 ‘사람’입니다. 그는 안동 ‘사람’입니다. 그는 충청도 ‘사람’입니다.
– 일을 시키려고해도 어디 ‘사람’이 있어야지요?
– 돈 좀 있다고 해서 ‘사람’을 무시하지 마십시요.
– 야 이 ‘사람’아 우리가 어디 남이가?
– ‘사람’ 팔자 시간 문제다
– ‘사람’이면 다 사람인가 사람같아야 사람이지
– ‘사람’과 산은 멀리서 보아야 아름답고 좋게 보입니다.
–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났나?
♦ 이제 인류의 진화 모델 중 몇가지만 살펴보시겠습니다.
(1) 지금의 인간과 어느 정도 유사한 형태의 유인원(類人猿)의 출현은 기원 전 약 500-700만년전 아프리카로부터 시작이 되었다고 봅니다.
(2) 그 다음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Australopithecus)의 출현인데 지금부터 약 300-400만년 전 이라고 봅니다.
(3) 이어서 발견된 화석을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lis,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라고 하는데 이는 약 100-200만년 전입니다.
(4) 이를 전후하여 출현한 것이 ‘호모 이렉투스’(Homo erectus)인데, 두 발로 서서 걷는 인간, 즉 직립원인(直立猿人)입니다. 이때는 약 100만년 전입니다.
(5) 현재의 인간과 가장 유사한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라고 명명된 화석은 인간의 출현을 약 20만년 전이라고 추측 합니다. 화석 연구에서는 이들을 ‘네안데르탈인’ 이라고 부릅니다.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돌이나 나무를 가지고 사냥을 위한 도구를 만들었다고 봅니다.
(6) ‘크로마농인’이라고 이름하는 ‘신인간’의 출현은 지금 부터 약 3-4만 년 전이라고 봅니다. 이들이 현재의 인간과 비슷한 두개골과 골격 구조를 지녔다고 봅니다.
♦ 사람에 대한 일반적 이해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사람은 포유류과에 소속된 영장류입니다. 포유류(哺乳類)란 Mammalia에 속하는 동물로써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동물을 말합니다. 암컷에게는 젖이 나오는 유선이 있고 대부분 몸에는 털이나 가시나 비늘이 있습니다. 영장류(靈長類, Primates)란 가장 뛰어난 능력을 지닌 존재라는 뜻으로 주로 인간을 가르킵니다.
영장류의 특징은 가슴에는 보통 한쌍의 유방이 있고 사지는 물건을 잡기에 알맞고 손가락과 발가락이 각기 5개씩 있으며 손톱과 발톱이 있습니다. 눈은 앞을 바라보고 후각은 발달되지 않았고 뇌와 이빨이 발달되어있으며 종류에 따라서는 꼬리가 있고, 비교적 많지 않은 새끼를 낳고, 새끼를 키우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동물입니다.
(2) 두 발로 일어서서 움직이며 일하는 직립원인(直立猿人) 혹은 척추동물(脊椎動物)입니다. 따라서 손이 발달되었고 손으로 여러가지 일을 합니다.
(3) 도구를 만들어서 사용할 줄 아는 공작인(工作人)입니다.
(4) 언어를 만들고 그 언어를 사용하여 의사를 소통하는 동물 입니다.
(5) 생각을 하고 그 생각에 따라 말하거나 행동하는 ‘생각하는 존재’요 ‘이성적 동물’입니다.-
(6) 무리를 지어서 이동하거나 집단을 형성하여 삶을 유지하는 공동체적 존재요 사회적 동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