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들고있는 잣대는

홍길복의 시드니 인문학 교실 – 8

제 3강 – 2 : 어떻게 ? (How ?) – 인문학 방법론 2

일반적으로 제반 학문의 방법론을 거시적으로 볼 때는 세 가지로 분류 합니다.

첫째는 ‘직관적 방법론’입니다. ‘감성적 방법론’이라고도 합니다. Emotional Methodology, 혹은 Romantic Methodology 입니다. 여기서는 직관 Intuition과 감성 Emotion을 학문 연구의 기초적 틀로 사용합니다. 이성이나 과학이 아닌 본능과 감성을 지지합니다. 가슴으로하는 연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는 극단적 합리주의에 대한 반동이기도 하지만 예술이나 문학이 지닌 속성에 기인한 것 입니다. (물론 우리는 윤동주나 라이나 마리아 릴케의 시를 이성적으로 분석해야만 하는가? 김소월의 진달래를 수학적으로 풀어 볼 수 있는가? Kiss 할때 kiss에 대한 생리적, 의학적 분석을 하는가? 인간의 모든 행위는 합리적이고 과학적인가?하는 질문을 할 수도 있습니다.)

둘째는 ‘과학적 방법론’입니다. 분석적이고 이론적이고 합리적인 방법론 입니다. Scientific Methodology, 혹은 Analytical Methodology입니다. 여기에서는 실험과 관찰, 분석과 조사가 연구의 기본적 틀이 됩니다. 이는 당연히 머리로 하는 연구입니다.

추론, 가설, 실험, 조사, 관찰, 입증, 이론화, 혹은 논리화의 과정이 이어집니다. (숙제로 주어진 미적분 문제를 앞에 놓고 기도한다고 답이 나온다고 보십니까? 갈릴레오나 케풀러의 천체이론에 대한 예술적 접근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뉴우톤의 만유인력의 법칙이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이해하기 위해서 기도나 시적 상상력을 동원한다고 해서 답이 나올까요?)

셋째는 ‘합리적 방법론 입니다. ‘이론적 방법론’ 혹은 ‘이성적 방법론’이라고도 말 합니다. Logical Methodology, 혹은 Rationalistic Methodology입니다. 이것은 주로 인문학적 방법론입니다. 이 방법론은 위에서 본 두번 째 ‘과학적 방법론’과 매우 흡사한 점이 있습니다. 분명히 중첩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인문학에서는 이를 분리하려고 합니다. 인문학은 사회 과학적 방법론은 사용하지만 과학적 기재나 실험적 텍크닠을 사용하려고 하지는 않기 때문 입니다.

전통적으로 서양철학과 인문학에서 사용해 온 ‘합리적 방법론’에는 다음과 같은 세가지있습니다.

첫째는 ‘연역적 방법론’입니다. Deductive Method입니다.

어떤 가설, 혹은 가설적 진리를 설정한 다음 그 가설에서 개별적 진리, 혹은 결론을 끄집어내는 방법입이다. Aristoteles가 대표적 주창자입니다.

연역적 방법론에서는 ‘모든 인간에게는 배우지 않아도 선천적으로 아는 어떤 선험적(先驗的)인 것, 즉 a priori 한 것이 있다’는 것을 전제 합니다. 경험하지 않고서도 알 수 있는 선험적 진리를 가설로 내세웁니다. 예컨데 ‘모든 인간은 죽는다’ ‘살인은 범죄 행위다’ 같는 가설입니다. 이 경우 죽음이나 살인은 내가 직접 경험 해 보아야만 아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런 가설은 오랫동안 우리가 살아온 경험을 통하여 획득한 진리입니다 .

바로 이 ‘모든 사람은 죽는다’ ‘살인은 죄다’ 라고 하는 가설적 진리에 근거하여, 홍길복은 반듯이 죽는다, 김동숙도 틀림없이 죽는다, 장담컨데 천옥영도 백퍼센트 죽는다고 말 합니다. 이들이 반듯이 죽는 이유는 한가지인데 그것은 이 셋은 모두가 사람이기 때문 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연역법적으로 만들어진 방법론에서는 선험적으로 추론한 그 가설을 ‘일반적 진리’ 혹은 ‘보편적 진리’로 확정하고 그 가설적 진리를 모든 곳에 대입합니다.

Aristoteles로 부터 시작된 ‘삼단론법’ syllogism은 바로 이 연역적 방법론에서 비롯됩니다. 예컨데 이런 것 입니다.  A. – 모든 사람은 죽는다.  B. –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C. – 그러므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여기서 A와 B는 a priori한 것입니다. 즉 선험적으로 아는 것 입니다.

그런데 핵심은 ‘모든 인간은 죽는다’고 하는 전제 A와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라’고 하는 전제 B가 반드시, 틀림없이 맞는 전제여야만 ‘소크라테스는 죽는다’고 하는 C의 결론이 타당성을 지니게 된다는 점 입니다.

(다른 예: (1) A. 신은 존재한다. B. 모든 존재하는 것은 유한 (혹은 무한)하다. C. 그러므로 신은 유한 (무한)하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전제 A와 B가 선험적으로 타당한가 하는 것입니다.

(2) A. 모든 전쟁은 비극이다. B. 한국은 전쟁이 많은 나라다. C. 그러므로 한국은 불행한 나라다.

(3) A. 싸우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B. 우리 집은 늘 싸운다. C. 그러므로 우리 집은 불행한 집이다.

(4) A. 동물들은 늘 먹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B. 우리 남편도 늘 먹는 것에 만 신경을 쓴다. C. 그러므로 우리 남편은 동물이다.

–이 모든 예에서 우리가 반듯이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은 C라는 결론이 타당성을 지니기 위해서는 A와 B가 선험적으로 보편타당성을 지니는 진리인가를 확인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둘째는 ‘귀납적 방법론’입니다. 요즘은 ‘실험적 방법론’ 혹은 ‘경험적 방법론’이라고도 부릅니다. Inductive Method, Experimental Method 입니다. 이는 ‘개별적 관찰을 통하여 보편적 진리로 나가는 방법’ 입니다. 개별적 사실들을 하나 하나씩 관찰, 조사, 수집, 조직화하여 어떤 가설을 만들고 그 가설을 진리로 확정하는 방법입니다. F. Bacon이나 J .S. Mill이 대표자 입니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1)자료 수집과 조사 및 관찰의 단계. Investigation & Data Collection. (2) 수집된 자료를 조직화하고 어떤 유형이나 pattern을 만드는 단계. Organizations. (3) 잠정적인 가설을 만드는 단계. Hypothesis Making. (4) 증명하는 단계. Verification. 잠정적으로 만든 그 가설을 증명해 냅니다.

물론 그 가설은 확인 할수도 있고 반대로 부정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귀납적 방법론은 원래 물리학이나 과학에서 사용되던 방법이었습니다만 오늘날은 사회학, 심리학, 각종 통계학은 물론이고 윤리학이나 신학(예수 쎄미나)을 비롯한 각종 인문학과 사회과학 전반에 걸쳐 사용되고 있습니다.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 트럼프의 취임식 인파 등을 보아도 알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나온 것이 ‘사회과학적 방법론’으로써의 ‘분석적 방법론’ Analytical Method 입니다. 귀납적 방법론은 실험과 경험의 반복을 통하여, 즉 개별적이고 특수한 현상들의 관찰이나 데이타 수집을 통하여 일반적 명제를 도출해 내는 것 입니다.

예를 들겠습니다. A. 소크라테스는 죽었다. A. 플라톤도 죽었다. A. 예수도 죽었다. A. 공자도 죽었다.  A. 나폴레옹도 죽었다. A. 김일성도 죽었다. A. 박정희도 죽었다. B. 살펴보니 이 모든 이들은 사람이었다. C. 그런 걸 보니 사람이란 (통계상 거이) 죽는 것이 확실하다.

셋째는 ‘변증법적 방법론’입니다. Dialectical Method 입니다. 이는 소크라테스의 대화법 때 부터 시작되어 서양 철학사에서 꾸준히 발전되어왔지만 Hegel에 의하여 완성되었습니다.

헤겔에 의하면 역사의 발전은 변증법적으로 진행됩니다.

먼저는 ‘하나의 명제’ 즉 Thesis(正)가 만들어 집니다. 그러나 얼마 후에는 그 명제에 대한 ‘반대 명제’ 즉 Antithesis(反)가 출현 합니다. 처음 출현한 명제와 그 다음에 나온 반대 명제 사이에는 논쟁이 계속 됩니다. 그러다가 마침내는 그 둘 사이에 타협, 혹은 진보된 ‘종합 명제’ 즉 Synthesis(合)가 형성 됩니다. 이 synthesis는 시간에 흐름에 따라 또 하나의 thesis가 되고 그 thesis에 반대하는 다른 antithesis가 나타나 대립 되다가 마침내는 synthesis를 만들어 냅니다.

이런 식으로 역사는 thesis, antithesis, synthesis를 반복하면서 영원히 순환 발전되어 가는데 헤겔은 이것을 ‘역사의 발전’ Aufheben, 곧 ‘指向’ 이라고 보았습니다.

예를 들겠습니다.

(1) 正 –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다. (2) 反 – 아니다. 인간은 감정적 동물이다. (3) 合 –인간은 이성적이며 동시에 감정적 동물이다. 이런 것이 인간 이해의 발전 단계입니다.

(1) 正 –역사는 전진한다. (2) 反 – 아니다 역사는 퇴보한다. (3) 合 – 역사는 전진과 퇴보를 반복한다. 이런 식으로 역사 이해에 대한 발전단계를 설명 합니다.

 (1) 正 – 최고로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다. (2) 反 –아니다. 최고로 소중한 것은 물질이다. (3) 合 –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신도 물질도 아니고 사람이다. 이는 인문학과 철학의 논리 발전 방식 입니다.

(기타 : 사랑은 영원하다. – 아니다. 사랑은 순간적이다. – 사랑에는 순간적인 것도 있고 영원한 것도 있다. / 언론에 나온 것은 사실이다. – 아니다. 언론에는 거짓 보도가 더 많다. – 언론이란 믿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냥 재미로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