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주말 저녁 조촐한 외식을 즐긴다. 식사를 하며 내가 말했다. “혹시 우리 이거… 박근혜 탄핵 기념 외식?” 아내의 응답. “그것도 괜찮네!”
이어지는 아내의 물음. “어머니 아버지꺼 하고, 울 아버지꺼랑 시켜서 배달해 드리고 가자!” 시간을 확인한 후 내 대답. ”시간상 아버지 어머니는 늦었고, 장인 것만 하나 시켜가자구. 아버지 어머니는 내일 따로 들리자구.” 그렇게 아내는 장인 몫으로 따로 주문을 해 놓는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아내가 놀라며 하는 말. “아니, 얘네들이….. 아버지꺼로 주문한게 이게 아닌데… “ 이미 가져갈 음식은 테이블에 놓여 있었으므로, 아내의 화는 조금 도가 높아 있있다.
서빙하는 친구를 불러 뭔가 잘못되었다고 항의하는 사이, 매니저가 다가와 물었다. “무슨 문제가 있으신가요?” 젊은 동양처자였는데 그녀의 가슴에는 눈에 익은 뱃지가 달려 있었다. 노란 세월호 뱃지였다.
주말 저녁 꽉찬 테이블에 한국인(동양인)이라고는 우리 부부 밖에 없었으므로, 노란 세월호 뱃지로 연결되는 그 매니저와 우리 부부 사이의 연은 정말 남다른 것이었다.
내가 대답했다. “문제는 무슨…. 그냥 당신 가슴에 달린 노란 뱃지가 고마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