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하탄에서 일어난 폭발사고 소식에 가슴이 철컹 내려앉는다. 우선 사고 지역과 딸아이 거주지역과의 거리를 따져보고, 아이에게 연락해 본다. 딸아이는 사고조차 모르고 있었다. 가슴을 쓸어 내리며 찬찬히 뉴스들을 뒤져본다.
어수선한 마음을 다스릴 겸 이른아침 동네 한바퀴를 돈다.
동네 체육공원 어귀 밤나무엔 밤들이 한가득 달려있다.
가을색으로 변해가는 풀밭에 핀 들꽃이 아침인사를 보낸다.
체육공원 앞에 “Nip”이라고 불렸던 야구선수 James Henry Winters를 기리는 팻말이 서 있다. 오래전엔 야구도 흑인리그와 백인리그가 따로 있었단다. 흑인리그에서 명성을 떨치던 Nip은 은퇴후 결혼한 그의 아내 Sarah Smith 고향인 이 마을에서 정착해 평범한 일꾼이 되어 살다가 갔다고 한다.
사람사는 곳에 여전한 것은 흑백 갈등 뿐만이 아닐게다.
이 좋은 가을날 아침에 누군가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것이고, 또 누군가는 아픔으로 가슴을 저미기도 할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자기가 사는 곳에서 평범한 일꾼으로 살며 계절을 한껏 느끼며 누리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