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전쟁과 광복 70년 (Pacific War and Postwar Korea) – 12
– 글쓴 이 : 김도원(金道元)
둘째 이야기 광복 70년 (光復七十年)
권불십년
<權> – <권세 권>이라는 글자다.
위에 적은 <權>의 설명인 권세(權勢)가 무엇인가? 그것은 권력(權力)과 세력(勢力)이다. 한편, 재력(財力)이라는 말도 있고 학력(學力)이라는 것도 있는데, 재력이나 학력이 권력에게 눌림을 당한 때도 있었다.
그러한 것에 관한 이야기는 앞으로 엮게 될 ‘5.16 쿠데타’에서 다루기 로 하고, 여기서는 ‘한글전용 정책’ 또는 ‘한글전용법 시행’과 관련이 있는 것을 간략하게 적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970년부터 정부의 모든 공용문서를 맞춤법에 맞게 가로 쓰기 한글전용으로 하도록 규정되어 한글전용 어문정책이 확정 되었다.
그전에 이미 한국을 점령한 미군들이 펼친 그들의 군정(軍政)이 끝나고 대한민국이 독립된 직후부터도 한국정부는 국가정책의 일환 (一環)으로 한글전용 정책을 써 왔다. 하지만 그 실정(實情)은 오늘의 현실과 달랐다.
바꾸어 말하자면, <앞에 것>은 ‘한글과 한자(漢字)를 섞어서 썼다’ 라는 것이고, <나중 것>은 ‘한글만 쓰도록 했다’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오늘날엔 적지않은 한자문맹(漢字文盲)들이 있게 된 것이다.’ 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신문에서 한자가 사라지게 된 것은 박정희 정권의 막강(莫强)한 권력(權力) 밑에서 이뤄진 <한글전용 정책> 때문이 아니겠는가?
이번 이야기 제목을 <권불십년>이라고 했는데, 그것은 <권세가 정확 하게 10년을 넘지 못한다>라고 하기보다는, 아무리 강력(强力)한 권력으로 나라를 손아귀에 넣고 좌지우지(左之右之)하며 독재(獨裁)를 하는 사람이라도 그것이 그리 오래 가지못한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권력을 휘두르며 세상을 ‘떡 주무르듯’하고, ‘나는 새도 떨어 뜨린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권세가 당당하던 사람도 언젠가는 자신이 파놓은 함정(陷穽)에 빠지게 되거나, 자기가 만들어 놓은 덫에 걸리게 되는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추풍낙엽(秋風落葉)과 같은 신세(身世)가 될 수도 있을 것이 라는 말이다.
사람의 욕심(慾心)이란 한(限)이 없는 것 같다. 권력에 욕심을 가지게 되면, 권력중독증(權力中毒症)에 걸리게 되고, 권력중독증에 걸리면, 제 명에 못 죽게 되는 수도 있다. 동서고금(東西古今)의 역사가 그런 것을 말해주고 있다.
예를 한가지 들어보기로 한다.
경복궁(景福宮)의 정문인 광화문은 1927년에 조선총독부(朝鮮總督府)가 해체하여 경복궁 동문(東門)인 건춘문(建春門) 옆으로 옮겨졌는데, 6.25 전쟁 때 폭격으로 불에 탔다. 그러했던 광화문(光化門)이 1960년대 후반, 원래 있던 자리로 복원할 때, 박정희 대통령이 쓴 한글로 된 현판을 달았다.
‘<한자>로 된 것이 <한글>로 바뀐었다’라는 것인데, 어느 안전이라고 누가 감(敢)히 그에게 진언(進言)할 수 있었겠는가?’라는 말이다.
서슬이 시퍼런 권력을 쥐고 있는 대통령에게 비평(批評)을 하다니 …… 그 글씨에 대하여 왈가왈부(曰可曰否)할 수 있겠는가? 그런 말을 했다가는 날벼락이 떨어지고, 밥줄이 끊어질 수도 있게 될 것이다. <오늘날 한자 문맹(漢字文盲)들이 있게 된 것도, 박정희 대통령이 펼친 어문정책(語文政策) 때문에 생긴 것이다.>라고 하면 지나친 말이 될까?
그의 권력은 대단한 것이었는데, 권불십년 이야기는 ‘5.16 쿠데타’ 에서 더 이어가기로 하고, 여기서는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라는 말처럼 ‘붓글씨 이야기가 나온 김에 붓글씨에 관한 것’ 몇가지를 적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