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is교황이 오늘 워싱톤 앤두류 공항에 도착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가 처음으로 밟는 미국 땅에도 그가 꾸어온 평생의 꿈인 “가난한 자들을 위한 교회”가 넘쳐나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영상 뉴스를 보았습니다.
교황을 맞이하는 공항 모습에서 “왜 교황이 미국 땅을 밟았는가?”하는 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미국의 의전적 응대를 통해서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내외와 두 딸들, 바이든 부통령 내외와 가족들이 교황을 맞는 모습은 교황이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세계가족대회(the World Meeting of Families)에 참석하는 뜻을 극대화 시킨performance였습니다.
아이들을 대하는 따듯한 교황의 모습을 보면서 지난 해 여름, 한국에서 보였던 교황의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아이들을 잃고 애통해하는 세월호 가족들을 위로하던 교황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잇달은 생각입니다.
세계가족대회(the World Meeting of Families)와 교황(Pope)이라는 말들에 들어있는 몇 개의 명사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가치는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입니다. 세계, 대회, 가족, 교황들 가운데 말입니다.
그런 생각 끝에 떠올린 천상병님의 시 하나입니다.
아버지의 감상
- 천상병
청명한 연휴의 오후
가난한 아버지는
오래간만에 딸의 손목을 잡고
싱싱한 가로수 맡을 거닌다.
사람들은 모두 교외로 나가고
거리는 몹시도 한산한데
가끔 야외복차림의 가족을 태운
차가 질주한다.
갑자기
아스팔트 위에
떨어지는 햇살이
눈이 부시다.
“너 아이스크림 사주련?”
“괜찮아,아버지”
조그마한 딸의 손이
아버지 손아귀에서 꼼지락거린다.
아, 행복이 있다면
행복을 손에 잡을 수만 있다면
그것은 꼭
이 뭉클한 작은 손과 같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