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쇄(玉碎) 그리고 궤변(詭辯)

태평양전쟁 과 광복 70년 (Pacific War and Postwar Korea) – 3

– 글쓴 이 : 김도원(金道元)

1부 : 태평양 전쟁(太平洋戰爭)

옥쇄(玉碎) 그리고 궤변(詭辯)

601311261130211943년 11월 하순엔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과 처칠 영국 수상과 장개석  중화민국 총통이 이집트 카이로에서 전후(戰後)처리에 관한 회담을 가졌다.  회담의 의제 중엔 한국에 관한 것도 있다.

1945년 2월 초순엔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 처칠 영국 수상, 스탈린 소련 수상이 소련 얄타에서 모여 전쟁이 끝난 다음에 있게 될 상황을 다루었는데, 그 회담은 <한반도 분단(分斷)>이라는 시점(始點)임을 알리는 강대국들의 모임이기도 했다. 결국 그 영향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1945년 7월 26일엔 미, 영, 중 세 나라 수뇌들이 베르린 교외의 포츠담에서 일본에게 무조건 항복을 요구했다. 그 후, 소련은 8월 8일 일본에게 선전포고를 함으로 소련도 그 전쟁에 참가했다.

한편, 그 전쟁 때 일본은 전쟁터에서 일본군 전사자가 생기면, 그것을 옥쇄(玉碎)한 것이라고 했다.

그것은 옥처럼 아름답게 깨어져 부서지며 깨끗이 죽는다는 뜻으로 일본군 전사자들의 넋을 그렇게 미화(美化)한 말이다.

일본군 전사자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이야기 하나 덧붙인다.

일본에 야스쿠니진자 (靖國神社)라는 것이 있다. 일본 도쿄에 있는 것인데, 일본이 벌인 주요 전쟁에서 죽은 사람들의 위패(位牌)가 있는 곳이다.

<평화로운 나라>라는 뜻이 있는‘靖國’과는 다르게 태평양 전쟁의 범죄자로 처형된 도조 히데키 등의 위패도 거기 있다.

오늘날 아베 일본 총리 등이 그곳에 참배하는 것을 한국과 중국이 반대하는 이유는 지난날 그들이 한국과 중국에 저지른 침략행위 때문이다.

1910년에 일본은 한국의 국권을 빼앗은 다음 한국을 그들의 식민지로 만들었고, 그러한 일본은 한국을 발판으로 삼아 중국 대륙으로 진출했다. 일본이 한국과 중국에 저지른 침략행위 내용을 요약해 본다.

1931년에 일본이 만주사변을 일으켜 중국 동북지방에 그들의 허수아비 나라인 만주국을 세워 일본의 식민지로 만들었다.

1937년엔 지나사변(支那事變)이라고도 하는 중일전쟁이 일어났는데, 베이징(北京), 톈진(天津)을 점령한 일본은 그 범위를 상하이(上海)로 확대시키고, 난진(南京)을 점령하였다.

그 뒤 우한(武漢)을 공략하고 광둥(廣東)에서 산시(山西)에 이르는 여러 성(省)과 주요 도시의 대부분을 점거하였다.

그 전쟁이 일어나던 때에 나는 보통학교(초등학교)엘 다니고 있었는데, 전쟁이 일어난 다음 교실 벽에 중국 지도가 걸려 있었다.

그 지도엔 위에 설명한 것처럼 일본군이 중국 땅을 점령한 차례대로 지도에 일본 국기가 그려져 있었다.  그 당시 학교에서 배운 노래 중엔 일본 군가(軍歌)도 있었는데, 그 중  한 가지를 우리말로 옮겨본다.

하늘을 대신하여 불의(不義)를 무찌르는 /  충용무쌍(忠勇無雙)한 우리 군대는 / 환호(歡呼) 소리로 전송 받으며 / 바야흐로 떠나는 나의 조국이여  / 이기지 않고는 결코 살아서 돌아오지 않으리

일본군은 하늘을 대신하여 불의를 무찌르는 군대라는 것이다.

하늘을 대신하다니? 그리고 누가?  무엇이 불의라는 말인가?

오만(傲慢)하고 불경(不敬)한 표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군가를 한국 어린이들도 부르게 한 일본은 어떤 나라인가?

역사의 한 장면을 살펴보기로 한다.

중일전쟁 이야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일본군이 중국인들에게 저지른 그들의 만행(蠻行)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중국 부녀자들을 겁탈(劫奪)한 것을 포함한 <난진 대학살(南京大虐殺)> 사건이다.

그런 이야기를 다룬 책이 있다.

78132THE RAPE OF NANKING :  THE FORGOTTEN HOLOCAUST OF WORLD WAR II (Iris Chang, Published in Penguin Books 1998) 이라는 책이다.

나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도서실에서 그 책을 처음 보았는데, 표지 맨 윗 부분엔 THE NEW YORK TIMES BESTSELLER라는 글자가 있다.  10주 동안이나 <뉴욕 타임즈의 베스트셀러>였던 책이다.

일본군의 잔인함은 남경을 점령하면서 달하였다.  1937년 남경에 입성한 일본군은 12월 13일부터 7일간에 걸쳐 시민과 포로 등 약 30만 명을 살해하고 도시를 피로 물들였다. 일본군은 당시 10만 여명의 남경시민과 상해 등지로부터 몰려든 피난민,국민당 정부의 지시에 따라 투항한 군인, 경찰을 총과 칼로 무자비하게 학살했다.

내가 그 책을 읽어본 내용 —–  즉, 당시 난진에 진입한 일본군들이 그곳 중국인들에게 행한 이야기는 인터넷 검색으로도 쉽게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자세한 것은 생략한다.

<중국 영화 – City of Life and Death(南京! 南京!)–Full version ;2시간14분52초>

각설하고,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의 젊은이들은 (특히 가미가제 특공대원들)“야스쿠니에서 만나자”라고 하면서 전쟁터로 떠났다.

야스쿠니진자는 러일 전쟁, 조선 침략, 중일 전쟁, 태평양 전쟁 등 일제가 일으킨 침략전쟁에서 죽은 그들의 군인들을 위한 일종(一種)  의 사당(祠堂)이다.

그런데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야스쿠니는 미국의 알링턴 묘지와 같은 시설이다.”라고 말하면서,“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참배하는 것은 다른 나라와 다를 것이 없다”라고도 한다.

역사의 진실을 감추려고 아베 신조는 그러한 궤변(詭辯)을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이제 그 시절에 겪은 나의 이야기를 해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