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소식이 뜸하던 버지니아 촌동네에서 살고 있는 후배가 전화를 주었답니다.
언제나 목소리가 경쾌한 친구랍니다.
정초에 덕담을 나누고는 처음입니다. 한달동안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왔다는 인사였습니다.
“야, 변해 변해 어떻게 그렇게 많이 변할 수가 있수? 정말 많이 변했습디다.”라며 이어진 변한 한국의 모습을 들었답니다.
물론 후배의 주관적 시각으로 본 변화겠지만 말입니다.
후배는 이야기 끝무렵에 이런 매듭을 지었답니다.
“형, 내 생각엔 말유, 종(種)이 변했더라고 종(種)이…. 변종(變種)이라니까!”
후배는 이 이민의땅에 정착하기 전 한국의 제법 유수한 언론사에서 일했답니다. 왈 기자출신이랍니다. 출입처도 제법 짱짱한 곳들을
돌다가 데스크에 앉을만 할 때 뜻한바(?) 있어 여기 주저 앉은 친구랍니다.
여기서는 반농사꾼으로 도닦고 살며 이제 은퇴를 저울질하고 있는 친구랍니다.
이번 방문길에서 옛직장 동료들을 비롯하여 정관계에 있는 친구들과 법조계 지인들을 두루 만나보았다고 합니다.
그의 말입니다.
“형, 우리도 더러운 짓 많이하고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좀 나간데는 애들 정말 더럽데, 부끄러운 줄 모르더라고. 우린 그래도 부끄러운 줄은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주 다 대놓고야. 너무 뻔뻔해. 아무튼 변종이라니까!”
“형도 걔 알지. 그 중 좀 나은 애 말야! 걔가 그러더라고 자기도 아는데 방법이 없다고말이지.”
“우리네야 떠나와 사니까 안보면 그만이지만…. 거기 살았다면 술독에 빠졌거나 미쳤거나… 뭐 솔직하자면 그들처럼 살겠지? “
“여기서 종종 형 목소리나 듣고 삽시다.”
전화를 끊고 종일 먹먹한 느낌으로 보낸 하루랍니다.
후배때문인지 후배의 말 때문인지 뭔지모를 아픔으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