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 공식방문을 마치고 돌아갔습니다. 그는 이번 방문길에서 많은 것들을 얻고 돌아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으로 미일동맹을 강화하고, 미국을 발판으로 하여 자위대의 영역을 전세계로 확대했다고 합니다.
반면에 국방예산 삭감으로 고민하던 미국은 일본의 경제와 군사력을 이용해 떠오르는 강국 중국을 견제할 수 있게 된 것에 반색하는 기조라고 합니다.
이런 미일 양국의 새로운 밀월에 질세라 중국과 러시아가 손잡고 합동 군사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본총리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을 한 아베에게 쏠렸던 관심 가운데 하나였던 과거사 및 위안부 문제 등 과거 일본군국주의 행위에 대한 사죄는 없었습니다.
미일양국 모두 힘(미일동맹)과 돈(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TPP – Trans-Pacific Strategic Economic Partnership) 앞에서 만족한 모양새입니다.
70년 전 전범국가(戰犯國家)였던 일본이 당시 승전국이었던 미국을 발판삼아 세계 특히 동양의 주인공으로 나선 셈입니다.
아베를 중심으로한 미일중러에 대한 기사들을 보면서 그 강대국들 한복판에 있는 한반도 남북이 아린 모습으로 떠오릅니다.
이번 방문 길에서 아베는 미국 정계와 재계의 뜨거운 환대를 받았습니다. 미국의 이러한 환대를 보면서 일본이 패망한 전범국의 나락으로 떨어지기 딱 40여년 전에 일본찬가를 불렀던 미국인과 영국인의 글을 떠올립니다.
지난 반세기의 사건을 샅샅이 인식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다음 사실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즉 어떤 기독교국가라고 할지라도 일본만큼 과거의 오류를 선뜻 인정하고 온갖 문명의 기술에 대하여 가르침을 구하고 외교에 있어서 그렇게도 솔직하고 온건하며 전쟁에 있어서 그렇게도 기사적이고 인도적인 국가는 없을 것이다. – 동경제국대학 교수였던 영국인 Basil Hall Chamberlain이 쓴 책 <일본문물, Things Japanese,1905>에서
제국(帝國)은 변하였다. 서유렵인들이 300백년 걸려 이룩한 것을 일본은 30년 동안에 이룩하였다. 일본은 우리가 지금까지 유럽에 독특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여러가지 소질들 – 즉 조직을 만드는 힘, 세부에 대한 관심, 철저한 도야(陶冶), 위대하고도 원대한 목표를 향한 참을성 있는 노력 등 – 을 높은 수준으로 갖추고 있음을 실증하였다. – 미국신학자 George William Knox가 쓴 <동양의 정신, The spirit of the Orient, 1906)에서
“헤겔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나 인물은 두번 반복된다고 했다. 그러나 그가 빠뜨린 것이 있다. 첫번째는 비극으로, 두번째는 희극으로 반복된다.”는 유명한 마르크스의 말이 있습니다만 마르크스 역시 빠뜨린 것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역사란 희비극 반복의 연속이다.”라는 생각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