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The first day of Spring 곧 춘분(春分)입니다. 그런데 제가 사는 곳에는 내일 종일 눈이 내린다는 예보랍니다. 말처럼 ‘봄은 봄이로되 봄이 아닌 시절(春來不似春)’이랍니다.
제가 사는곳은 미국내 유명한 도시들 가운데 먼저 꼽을 수 있는 뉴욕과 워싱톤 사이 거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답니다.
아주 작은 시골마을이지만 워싱톤과 뉴욕을 오고가려면 반드시 지나가야만 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답니다. 그래 두개의 큰 도시를 오고가는 이들이 잠시 쉬어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방문하시는 이들 가운데 두 도시를 오가는 일정에서 어쩌다 이곳에서 쉬어가는 계획이 잡혀서 만나게 되는 분들도 있답니다.
“대한청년평화사절단”이라는 아주 낯선 이름의 단체에 속한 이들이 이번 주말 저희 동네를 지나가신다는 소식을 받았답니다.
저는 이름만 듣고서는 대한민국에 있는 어느 보수단체 또는 종교단체인줄로 알았답니다. 이즈음 “대한”, “청년”, “평화”, “자유”, “사절단” 등의 이름들이 일반적으로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단체들이 즐겨 쓰고 있기 때문이었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대한민국에 살면서 자신들과 부모, 자식들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평화가 유지되어야만 하는 정말 절박한 심정으로 모인 이들의 단체 이름이었습니다.
그냥 수십년 동안 주어진 환경이 그저 당연한 것이려니 하면서 살아온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자신들이 살고 있는 터전이 일촉즉발의 전쟁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건 아니다”라고 외치기 시작했답니다.
이른바 탈북자들이 뿌리는 대북 선전 전단으로 삶의 위협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가녀린 외침의 주인공들이랍니다.
해방 70년, 분단 70년이면 이제 봄이 될 때도 되었건만 한반도에는 아직도 눈이 내리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