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탓

내 나이 스물 다섯에 헤어져

서른 다섯해 만에 만난

열살 위 선생님께서

던지신 첫 말씀.

 

“어째 키도 안 크고…”

 

그 말씀을 함께 들은

내 아내와 아들과 딸이

모두

선생님께 자랑스러웠던 까닭은

 

“어째 키도 안 크게…”

 

내 나이 환갑, 진갑이 되도록

뵙지 못했던

서른 다섯 해 동안

정신으로만

 

그렇게

“키보다는 정신이라고”

가르쳐 준

 

바로

당신 탓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