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어찌 알랴?

추수감사절 연휴를 참말 잘 쉬었습니다. Thanksgiving day 전날에 눈이 좀 오고 바람이 불었는데, 그 탓이었는지는 모르겠으되 집에 전기와 인터넷, 전화가 불통이 되었었습니다. 다행히 당일 늦은 밤 전기는 다시 들어왔지만 인터넷과 전화는 주일(오늘) 오후까지 나흘 동안이나 불통이었답니다.

다석강의전화는 휴대전화가 있으니 별 문제가 아니었지만 인터넷이 끊어지니 저녁시간이 몹시 길었답니다. 컴퓨터나 TV를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손에 든 것이 유영모선생님의 ‘다석강의’입니다. 제 정신 차리며 사노라고 틈나면 꺼내들곤 하는 책인데, 모처럼 사흘밤을 끼고 살았답니다.

유선생님의 말씀들을 읽으며 이즈음 두루 흐트러져 어찌할 바를 모르던 생각 조각들이 하나로 꿰어지면서 머리 속이 환해지는 참 쉼을 누렸답니다.

왜 한국교회와 한인교회는 유영모님이 가르친 ‘뜻의 믿음’과는 전혀 다른 방향인 ‘맛의 믿음’만을 쫓게 되었을까?

왜 한인교회와 한국교회에는 ‘예수의 뜻을 쫓아 살고자 했던 유영모’류의 사람들을 보이지 않고, ‘맛 곧 돈과 권세의 누림만을 쫓는 이명박, 문창극, 이인호, 조용기, 김홍도……’류들이 창궐할까?

왜 한국교회와 한인교회는 “지금 멸시받고, 버림받고, 고통 받고 조롱받는 이들에게  조용하라고 윽박지르는 권력 앞에서 조용히 가만있기만 하는 것일까?

왜? 자기 일에 책임지지 않는 권력자들과 제 배불리우는 일에만 혈안이 되어, 있지도 않는 종북주의자들을 양산해내며 정, 경, 군, 관, 언, 학, 종교 등 제반 권력에 빌붙어 사는 악인들은 “피둥피둥 살이 쪄서, 거만하게 눈을 치켜 뜨고 다니(시편 73:4)”는 세상이 되었을까?

왜? “하나님의 백성마저 그들에게 솔깃하여 그들의 물에 흠뻑 젖어 들어서 한다는 말이, “하느님이 어떻게 알랴, 가장 높은 분이라고 세상 일을 다 아느냐?”고 할까?

왜? “그들은 악인이어도, 몸은 항상 편하고 재산은 늘어만 가는”(시편 73 : 11-12)” 세상이 되었을까?

이제 저물어가는 2014년 오늘, 제 앞에 놓인 물음들에 대해 유선생님께서는 명쾌한 답변을 내리십니다.

“그러므로 참 예수쟁이가 되라!”는 말씀입니다.

기독교인이 되신 후, 유불선(유교, 불교, 선교)을 통달하여 꿰뚫고 그 곳에도 길이 있다하셨지만 끝내 참 예수쟁이로 살다가신 선생님의 가르침이었습니다.

자유, 독립, 통일, 공평, 평등 같은 거창하고 큰 것을 말씀 하시면서도 그것이 구름 같은 것이 아니라 지금 제가 발딛고 사는 현장에서, 내 가정에서, 내가 속한 공동체에서 작은 것 하나라도 이루며 사는 예수쟁이가 되라는 권고였습니다.

비록 “하나님인들 어떻게 알 수 있으랴!”고 떠드는 이들이 세상 주류를 이루고 있는 세상일지라도 말입니다.

모처럼 푹 쉰듯한 추수감사절 기간이었습니다.

인터넷은 다시 연결되어 이슬람 국가(IS), Ferguson사태, 세월호 유가족 등등 ‘하나님이 어찌 알랴?’는 세상은 다시 제 곁으로 왔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