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최고의 가을

제목이 너무 지나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그대로 가려고 합니다.

정말 좋은 가을 오후를 보냈기 때문입니다.

지난 해 작은 사업체를 접고 은퇴 수순을 접는듯하던 벗이 땅을 일구기 시작한 것은 올 봄이었답니다.

그리고 오늘 그의 초대를 받았답니다.

그가 일구어 낸 농장에서 정말 찐하고 멋진 쐬주 한잔 붓고 마셨답니다.

가을, 맑은 하늘, 고추, 무우, 배추, 호밀 밭…

갓 따온 상추, 고추에 돼지 바베큐. 그리고 쐬주 한 잔!

정말 간만에 “Wolly Bully”에 맞추어 몸을 뒤튼 벗들의 모습이 아니어도 그저 좋은 가을 오후였답니다.

그 흥에 취해 있다가 상추 비닐 농장으로 들어가는 벗을 따랐답니다.

가을잠바로는 서늘한 기운이 도는 오후였는데 비닐농장의 거적을 벗기자 훅 다가온 열기를 맞으며 든 생각 하나랍니다.

오늘 쐬주 한잔은 환갑 나이에 허리 아픈 줄 모르고 한해 내내 땅을 일군 벗의 땀이라는 생각이었답니다.

제가 정말 멋진 가을 오후를 즐긴 까닭이랍니다.

돌아와, 제 차 트렁크에 가득 실린 무우를 보며 벗의 한 해를 몽DSC01797땅 뺏어온 미안함으로 여간해서는 먹지 않는 생무우를 한 입 베어 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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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해서 아름다운 어느 목사의 청원

어느 사이에 서른 다섯해가 지났습니다. 간간히 소식은 주고 받았지만 얼굴 뵌지가 그리 되었답니다. 홍길복목사님이십니다.

조만간 뵈올 수 있다는 반가운 소식과 함께 변함없이 여전하신 목사님의 올곧게 고집센 모습을  뵈었답니다. 홍목사님의 고집센 모습을  이곳을 방문해 주신 분들과 함께 합니다. 다음은 홍목사님께서 교회에 청원하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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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목우리 주님의 크신 은총을 빕니다.

항상 여러 가지 모양으로 베풀어 주시는 크신 사랑과 기도에 마음 속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교회의 신구목사 이 취임식을 앞에 두고, 몇 일 전 저는 시드니 우리교회의 ‘원로목사 추대 사양’의 글월을 드렸습니다. 하오나 지난 주일 1부 예배 후, 배 목사님과 장로님들께서는 저를 따로 만나 아주 간곡한 마음으로 저의 사양하는 그 뜻을 거두어 달라고 하셨습니다.

또 어제는 배목사님 내외분께서 제가 입원하고 있던 병원에 심방을 오셨다가 제가 꼭 원로목사로 그냥 남아 있어서 원로와 후임 사이에 후배들과 시드니 교민 교회에 좋은 모델을 보여 주십사 하면서 아주 간곡히 부탁 하셨습니다. 정말 그 사랑과 진지함과 겸손함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오늘 이 글월을 다시 드리는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귀 교회의 원로목사 추대를 사양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더 확고하게 전해 드리고자 해서입니다. 혹시라도 배목사님이나 장로님들이 간곡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으니까 홍목사가 마음을 돌이켰으리라고 오해하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가 원로목사 추대를 사양하는 뜻은 이미 지난 번 글월에서 다 말씀 드렸습니다. 같은 이야기를 다시 반복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좋은 의도를 갖고 드린 말씀이 다시 반복되어서 오히려 말 만 많아지는 것은 지혜로운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저는 시드니 우리교회 원로목사추대를 사양합니다.

아울러 한가지 더 간절히 부탁 드리옵기는 오는 4월 신구목사 이 취임식은 시드니 우리교회 제 2대 담임목사 취임에 촛점이 마추어지기를  바랍니다. 은퇴하는 사람은 조용히 떠나가는 것이 아름답고 보기에 좋습니다.

저는 정말로 이제 무대의 중앙에 서서 조명을 받아서는 않됩니다. 솔직히 말씀 드리면 이렇게 하는 것이 제가 사람들의 마음 속으로 부터 정말로 존경 받을 수 있는 한가지 길이기도 합니다. 좀 유치하기는 하지만, 그러니 제가 마지막으로 받을 수 있는 존경의 기회를 막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교회는 백방으로 원로목사 추대를 간청하였고 본인은 진심으로 사양했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이제 이후 촛점은 새로운 시대, 새로운 비젼, 새로운 목사님과 함께 가야 합니다. 저는 이제 무대의 뒷 편에서 조용히 기도하겠습니다. 제발 부탁 드립니다. 꼭 그렇게 되도록 예배와 예식 역시 취임식에다 초점을 마추어서 준비 해 주십시요.

부족하기 이를 데 없는 이 사람을 위하여 지난 날 온갖 섬김과 헌신, 사랑과 기도로 지원 해 주신데 대하여 다시 한번 더 깊이 감사 드립니다.

이제는 이 원로목사추대 건을 가지고는 다시 말씀 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좋은 일도 자꾸 말하다 보면 뜻하지 않게 마음에 상처를 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미 우리 배진태 목사님의 깊은 마음과 사랑을 다 받았습니다. 장로님들께서는 지난 날 저에게 해 주셨던 것 처럼 배목사님을 대해 주시고 목사님을 중심 하여 한 마음과 한 뜻이 되시어서 끝까지 주님과 우리교회를 충성스럽게 섬겨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홍길복드림

홍목사님 참조기사 : 시드니 예수마을 강연회

빈들에서 보낸 초대장

<바닥이 하늘이다. 빈들이 희망이다.> – 주초에 받아 본 어느 초대장에 적힌 첫 글입니다.

해마다 받는 초대입니다. 대한민국 대전시에 있는 섬김과 나눔의 공동체 빈들교회에서 보낸 초대장입니다.

김규복목사가 그 공동체를 일구어온지 올해 서른해가 되었답니다. 올곧게 외길을 걸어온 벗을 생각하며 이곳을 방문해 주신 당신에게도 초대장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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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는 글

예수와 함께  민중과 더불어

믿음 소망 사랑으로

정의와 평화와 생명을 위하여

섬기고 나누고 희생하는 공동체

 

낮게 작게 느리게,

가난하고 겸손하고 소박하게,

그러나 참되고, 끝까지 기쁘게

 

낮아지는 것이 높아지는 것이고

보잘것없는 것이 존귀한 것이고

작은 것이 아름답고,

바닥이 하늘이다.

 

가난이 축복이고, 고난이 영광이고

죽음이 생명이고, 희생이 영생이다.

 

대전 대화동 빈들교회가

30년 동안 쉬지 않고

달리며 춤추며 불렀던 노래입니다

 

아무에게나 손벌리지 않고

꼬리표 붙은 나쁜 돈 바라지 않고

힘있는 자에게 기대거나 줄서지 않고

사람과 조직과 인기에 집착하지 않고

 

날마다 바닥을 긁어 나누고

차라리 자신의 살과 피를 떼어 주고

땀과 눈물을 함께 흘리며

강물이 흐르듯 한눈 팔지 않고

앞만보고 달려온 길 위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오병이어의 기적을 맛보고

눈을 뜨고 귀가 뚫리고

손발에 힘을 얻고

희망과 감사를 가득 안고 돌아갔으나

 

어떤 이는 힘들어서 돌아가고

어떤 이는 이해못해 돌아가고

어떤 이는 상처받고 돌아서고

어떤 이는 실망하고 돌아서고

 

어떤 이는 마리아가 되고, 니고데모가 되고, 베드로가 되고

어떤 이는 삭개오가 되고, 마르다가 되고, 가롯 유다가 되고

어떤 이는 구레네 시몬이 되고, 막달라 마리아가 되고, 백부장이 되고

 

여호수아와 갈렙처럼, 라합처럼

남은 자는

오직 12척의 배와 같은 작은 사람들

 

승리한 패배자들

성공한 실패자들

지혜로운 바보들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

진리와 자유와 평화와 생명의 땅

하나님의 나라를 향하여

걸어갈 남은 10년의 힘찬 시작을 위하여

 

얼굴 한 번 보고

손 한 번 잡아주길

차 한 잔 정성껏 차려놓고

함께 부를 노래 몇 곡 준비하고

님들을 기다리겠습니다.

 

1. 빈들교회와 함께 하는 날 – 사랑의 찻집

2014년 10월 20일(월) 10-22시

까페 수다떠는 도서관 (한밭도서관 앞)

 

2. 빈들의 열린 문화제 – 섬김과 나눔과 십자가의 노래

2014년 10월 28일(화) 저녁 7시

한남대 56주년기념관 서의필홀

 

3. 빈들교회 창립 30주년 감사예배

2014년 11월 23일(일 오후 4시

대화동 빈들교회당

 

빈들바람 김규복 목사

빈들교회 창립 30주년 감사마당 준비위원회

 

<공동체 후원하기

천사계좌:우리은행(김규복)

563-039690-02-004

www.seomna.or.kr >

초대1

초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