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민국 2 – 세월에

ribon이즈음엔 점포 이름이나 상품 이름에서부터 자동차, 비행기, 선박 등의 이름에 이르기까지 웬만하면 외래어나 외국어로 짓는 것이 일반화된 세상입니다. 심지어 아이들 이름까지 외국식 이름으로 지어 부른다는 뉴스도 본 적이 있답니다.

그런데 하필 ‘세월’이라는 이름을 붙였을까요? 그 배에 말입니다. 그조차 한국말이 아닌 외국말의 차음 표기는 아니겠지요. 

왜 하필 세월호일까요? 

“세월따라 이 또한 잊혀질 것이다.”라는 뜻으로  그리 지었을까요? 아니면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결코 잊지 않으리.”라는 예견으로 그리 지었을까요? 

무릇 모든 사건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건 개인이나 집단이나 단체나 국가를 막론하고 어느 때나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일어난 사건들이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크건 작건, 목숨을 살리는 일이건 앗아가는 일이건 따져보면 엇비슷한 일들이 사람사는 세상에서는 늘상 일어나는 일이라는 말입니다. 

그렇게 일어난 사건들과 일들을 어떻게 정리하고  뒤돌아 보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곱씹어 보는냐에 따라 개인사나 집단, 민족, 국가의 특성을 이루게 되고 흥망의 역사 원천이 되곤 하는 것입니다. 

“실종자란 곧 사망자”라는 공식을 만들어내며 단 한 명의 목숨도 살리지 못한 채 세월호 사고의 달 사월이 이제 지난 세월이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세월이 가면 또 잊혀질 일”이라며 오월을 맞을  것이고, 누군가는 “세월이 갈수록 깊이 새길 것”이라고 다짐을 하며 다가오는 세월을 맞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예견하고 짐작할 수 있었듯이 “차마 사람으로서 하지 못할 말들과 생각들”을 “국가”. 또는 “애국”의 이름으로 마구 내뱉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며칠 전(4월 23일) 영국 The Financial Times는 “페리 (세월호) 참사는 나쁜 문화가 아니라 나쁜 정책이 불러온 일 Bad policy caused the ferry disaster, not bad culture”이라는 컬럼에서 “Korea Inc”라는 표현을 썻답니다. “주식회사 대한민국”이라는 말이지요. 

주식회사 대한민국과 국가와 애국이라는 말이 한데 어우러져 잘 굴러 가는 것만 같은 모습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세월은 모든 것을 잊게하는 약이 될 터이지만, “내 애비는 노예였다”라는 고백을 수천년 세월 동안 잊지 않고 곱씹는 유태인들 처럼 “2014년 4월 그 때, 주식회사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와 애국을 말하는 자들이…… 우리 아이들의 ….. 목숨을……” 곱씹는 이들에게 세월은 모든 것이 새로와지는 시간들이 될 것입니다. 

그 뜻으로 이제 역사를 돌아보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의 역사와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의 역사 그리고 그 둘이 만나는 조선의 역사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