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minority) – 전야(前夜) 4

<하나님 나라 – 구원의 확신으로 성서 읽는 법> – 6 

이는 성령으로 잉태하사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시고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고 장사한지 사흘만에 죽은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시며  하늘에 오르사 전능하신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 저리로서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 사도신경에서 

1961년 이탈리아의 고고학자 안토니오 프로바(Antonio Frova)는 지중해 연안 도시 가이샤라(Caesarea)에 있는 원형극장 입구에  놓여 발판으로 사용되고 있던 한 돌판에서 다음과 같은  비문을 발견합니다. 

220px-Pontius_Pilate_Inscription

 [DIS AUGUSTI]S TIBERIÉUM

[…PO]NTIUS PILATUS

[…PRAEF]ECTUS IUDA[EA]E

[…FECIT D]E[DICAVIT] 

Tiberium(티베리움) Pontius Pilate(본디오 빌라도) Prefect of Judea(유대의 장관)  …has dedicated [this](헌정되다) 라는 의미랍니다. 이를 빌라도의 비문(The Pilate Stone)이라고 합니다. 

가이샤라는 헤롯 대왕이 건설한 항구도시입니다. 당시 로마황제 가이사 아우구스투스의 이름을 따서 “가이샤라”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유대를 로마 총독이 다스리면서부터 로마 총독이 머물던 도시입니다. 나중에 바울과 베드로 이야기를 할 때 중요하게 등장하게 될 도시입니다. 

오늘날 기독교인들이 읊조리는 신앙고백문인 사도신경에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받으사 십자가 못박혀 죽으시고…”라고 적시되는 본디오 빌라도는 다섯 번 째 유대 총독입니다. 초대총독인 코포누스(Coponus)로부터 유대가 완전히 멸망할 때의 총독인 폴로루스(Gessius Florus)까지 14명의 총독이 65년 정도를 팔레스타인 유대인들을 다스립니다. 

그 가운데 본디오 빌라도와 안토니오 벨릭스(Antonius Felix), 폴시우스 베스도(Porcius Festus) 등이 신약성서 중요한 장면에 등장합니다. 

유대를 다스리던 로마총독은 로마의 점령지 총독 가운데 일급 총독인 시리아(수리아)총독 아래 위치한 이급 총독쯤이라고 합니다. 그들은 군사 및 사법권을 쥐고 있었고 가장 중요한 권한 중에 하나는 세금을 거두어 드리는 징세권(徵稅權) 을 갖고 있었습니다. 당시 세금은 세금을 거두어 드리는 청부인들이 맡아서 했고 실제적인 일들은 성경에 나오는 세리들의 몫이었습니다. 눈여겨 보아야 할 사실은 세금 징수 청부인들은 정해진 세금 이상을 거두어 드리면 그 몫을 챙길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총독은 천인부대(千人部隊)라는 다섯개의 부대를 거느리고 있었고, 그 중 네개 부대는 가이샤라에 일개부대는 예루살렘에 배치했다고 합니다. 주로 가이샤라에 거주하던 총독은 유대의 명절때이면 대규모 군중이 모여드는 예루살렘의 치안을 위해 예루살렘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총독은 로마의 직접통치자 였습니다. 다만 식민지의 상황을 고려하여 식민지 고유의 종교및 전통적인 사회규범들의 치리는 유대의 최고법정인 “산헤드린”의 몫이었습니다. 

이 최고법정 ‘산헤드린’의 최고 책임자는 대제사장이었고 당시 그들은 ‘유대인들의 원수(元首)’로 불리었습니다. 

전통적으로 사독가문의 몫이었던 대제사장은 유대의 마지막 왕조 하스몬시대에 이르러 왕이 대제사장을 겸하게 됩니다.(자세한 것은 제가 이 이야기 시리즈 일부인 구약 및 중간사이야기를 참조하시길..) 

그러다 유대가 로마총독 시대에 접어들면서 헤롯대왕의 아들 아켈라오스의 몰아낼 때 큰 역할을 한 사두개파인 안나스가 대제사장이 되면서 이후 그 권력을 5대에 걸쳐 이어갑니다. 예수 시대의 대제사장 가야바도 안나스의 세력 아래 있던 인물입니다. 

산헤드린은 대제사장을 필두로 70명의 의원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의원이 되려면 순수한 유대혈통이어여만 했습니다.  70명 의원 가운데 8명에서 10명 정도의 최고 평의원회가 있고, 이들이야말로 당시 유대의 종교 및 사회의 최고 지배계층이였습니다. 이들은 대토지 소유자들이었고, 이들에 의해 각종  제사들이 집행되었으며, 성전 수비 및 성전 금고 관리가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이들은 각종 성전세를 거두어 드리는 주체였습니다. 그 하급 직원으로 레위인들이 전통적인 십일조세를 거두어 드리는 일을 맡고 있었습니다. 

산헤드린을 구성하는 70명의 의원들은 크게 두 개의 당파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바로 사두개파와 바리새파입니다. 사두개파는 종교적으로는 모세 5경만 경전으로 인정을 했고, 천사나 부활 등을 믿거나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정치적으로는 로마지향적이었습니다. 그 구성원들은 대제사장을 비롯한 고위 직급과 경제적으로 부유한 축들이었습니다. 일테면 산헤드린의 보수세력이었던 셈입니다. 

반면 바리새파는 종교적으로는 율법에 충실하여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에 충실한 사람들로서 율법을 지키지 않거나 못하는 사람과는 분리된 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율법해석에 충실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천사나 부활을 믿었습니다. 정치적으로는 유대 민족주의적인 입장이었습니다. 나중에 유다의 독립전쟁에도 가담을 합니다. 이들은 민족주의적 입장을 취하기는 했지만 구약시대부터 내려온 예언자의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했고, 율법을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들이 나중에 유대교를 세우는 주류가 됩니다. 직업적으로 천막이나 가죽 세공업 등의 도시 소시민층이었습니다 .일테면 산헤드린의 진보세력이자 야권의 대표였던 셈입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사람사는 세상은 다 똑같듯이 당시 왕, 총독, 산헤드린을 비롯한 그 세력에 빌붙어 사는 사람들은 소수의 사람들이었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들(당시 왕, 총독, 산헤드린을 비롯한 그 세력에 빌붙어 사는 사람들)과는 무관한 삶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아니 그들 때문에 하루 하루가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세례요한과 예수와 바울의 이야기를 듣게되는 당시 보통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