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영감

딸아이 서울 보내놓고 걱정 끊이지 않는 시골영감이 되었답니다. 영락없이 그짝이 되었답니다. 한때는 저도 참 모던(modern)?한 사람이었는데 말입니다. 그 역시 제 생각일 뿐이겠지만 말입니다. 

졸업을 앞두고 인턴쉽을 하노라고 뉴욕 맨하턴에 가있는 딸아이를 보고 돌아온 주일 밤입니다. 이젠 어쩔수 없는 촌로(村老)가 되었습니다. 

저는 가로등 하나없는 이 시골이 좋은데, 딸아이는 뉴욕이 좋답니다. 아이에 대한 제 걱정이 정말 쓸데없는 것이었음에 대해 감사하는 밤이랍니다. 

타임 스퀘어 건널목에서 만난 느닷없는 퍼레이드는 무슬림들의 종교행사였는데, 이만하면 미국이 아직은 괜찮다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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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스퀘어 광장에서 벌어진 비보이 춤꾼들의 놀이를 보면서는 대도시의 애환과 잔재미를 느낄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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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리 바켓이라는 빵집에는 제 딸아이 또래 아이들이 연신 쉬지 않고 드나들었는데 촌로인 제가 앉아있기가 참 부담스러웠답니다. 

역시 제게 딱 맞는 자리는 부글부글 찌게전골에 모처럼 참이슬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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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와의 대화도 빠리 바켓보다는 찌게전골 자리에서 훨씬 부드러웠던 생각을 해보면 “아, 저는 이제 정말 시골 노인이랍니다.” 

아 참, 타임스퀘어 지하에서 돈통을 앞에놓고 마임으로 동상노릇을 하고 있던 이가 정말 작은 적선에 모델을 마다치 않아 딸아이와 아내가 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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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딸아이를 보내고 맨하턴에 뜬 달을 보며 시골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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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래도 저는 이 시골이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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