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 중간사 1

(당신의 천국 – 예순 여섯 번 째 이야기) 

경전이 하나님으로부터 그리고 그 자체상 신적 권위를 가지고  있다고해도, 경전을 경전으로 확정하고 경전을 그렇게 표시하며 제한하는 일은 교회의 행위요, 교회신앙의 행위이며, 교회적 인식과 교회적 고백의 행위이다. – 칼 바르트(Karl Barth)의 ‘교회 교의학(Church Dogmatics)’에서 

유대인들은 나면서부터 이 책들을 신성한 교리들이 담긴 책으로 인정할 뿐만 아니라 그 안에 항상 거하며 필요에 따라서는 이 책들을 위해 기꺼이 자기의 목숨을 바칠 자세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 요세푸스의 ‘아피온 반박문’ 제1권 8장에서 

지금으로부터 약 60년 전인 1954년 6월 1일Wall Street Journal에 이런 광고가 하나 실렸답니다.

wall_street_journal

“사해 사본 두루마리 4개 : 기원전 200여년 경의 성서 필사본 팝니다.  (The Four Dead Sea Scrolls: Biblical manuscripts dating back to at least 200 BC are for sale. ) 

1947년 팔레스타인 사해 서쪽에 있는 동굴에서 발견된 사해문서 또는 쿰란문서라고 불리우는 두루마리 성서 사본이 어찌어찌 돌고 돌아 미국 신문에 판매 광고로 등장한 것입니다. 자그마치 이천년이 넘는 고고학적 자료이자, 성서에 대한 수많은 궁금증을 풀어주게되는 이 사본들은 당시 미화 25만 불에 팔립니다. 

실제 구매자는 이스라엘 정부였고, 판매액의 대부분은 미국정부에 귀속되었습니다. 광고를 냈던 사무엘이라는 시리아 정교회 소속 감독은 손에 쥔게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기원전 200년 경과 그 이후 약 300년 사이에 쓰여진 히브리 성서 필사본과 그리스어 필사본들이 서기 1947년에 발견된 일은 성서 연구에 있어 획기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우리들이 지금 읽고 보고 있는 성서의 원본은 적어도 지금 이 순간까지는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기원 전 200여년 즈음에  헬라(그리스어)어로 번역된 책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히브리어로 된 성서의 원본은 없다는 것입니다. 쿰란문서가 발견되기 전에는 히브리로 된 가장 오래된 것으로는 기원후 약 700년 경에 펴낸 마소라 사본이라는 책이 있답니다. 사해 사본의 발견으로  히브리어 성서의 원본에 가까운 시대를 약 900년 앞으로 당겨 놓은 것입니다. 

우리들이 이제 알아보려는 시대는 바로 이렇게 중요한 시기입니다. 바로 기원전 450여년 무렵 (에스라, 느헤미야, 말라기 등이 활동하던 구약성서의 마지막 기록 시대)부터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시기까지입니다. 

특히 말라기 이후부터 유대왕국인 하스몬왕조가 들어서기까지 약 300년 사이에 일어난 일들 가운데 가장 큰 사건은 바로 성서의 틀이 갖추어진 것입니다. 

히브리어 성서가 형성되고 헬라어 성서 번역이 이루어진 시기입니다. 

또한 인류 역사에 있어 신기원을 형성하는 헬레니즘과 히브리즘이 만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유대교와 그리스도교가 나누어지는 토대가 형성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에수 그리스도가 선포하는 하나님의 나라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 시기의 변화와 당시 사람들의 삶의 모습에 대한 예습은 필수적인 전제입니다. 

이 시대는 성서의 완성시기이기도 하거니와  성서(구약)를 읽는 시각의 차이로 인해 그리스도교 곧 기독교가 탄생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의 변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례요한과 예수와 바울이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것이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답니다. 

제2 예루살렘 성전이 완성되었지만 그곳은 여전히 식민지였습니다.  왕이 없는 식민지에서 사는 유대인들과 인근 각지로 흩어져 사는 유대인들이 절실하게 찾아 헤매던 자기 정체성을 묻는  물음에 대한  결실이 바로 구약성서입니다. 

그리고 그  성서를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유대교와 기독교로 나뉘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크리스마스 캐롤과 동방박사와 헤롯왕과 빌라도총독과 바리새인과 사두개인과 세리와 열혈당원과 십자가 그리고 바울을 준비하는 시대가 바로 이 시기입니다. 

이제 그 시대 이야기로 들어가겠습니다. 성문서들이 완성된 시기이기도 합니다. 

*** 제 아버님께서 작은 책을 하나 엮어 내시는데,  오늘 최종 인쇄 승인을 해서 보내는 날입니다. 그거 좀 꼼꼼히 들여다 보느랴 시간을 내기가 좀 힘들었습니다. 그저 신구약 중간사로 들어가는 글로 오늘의 글을 대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