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천국 – 스물 여덟 번 째 이야기)
제 성질을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은 성벽이 뚫린 도시와 같다. (잠언 25 : 28)
네 우물의 물을 마셔라. 네 샘에서 솟는 물을 마셔라. 어찌하여 네 샘을 바깥으로 흘려 보내고 그 물줄기를 거리로 흘려보내느냐?(잠언 5 :15)
야훼를 두려워하여 섬기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다. 어리석은 자는 교육을 받아 지혜로와지는 것을 멸시한다.(잠언 1: 7, 이상 공동번역)
남을 헐뜯는 가십(gossip)은 살인보다도 위험하다. 살인은 한 사람밖에 죽이지 않으나, 가십은 반드시 세 사람의 인간을 죽인다. 즉 가십을 퍼뜨리는 사람 자신, 그것을 반대하지 않고 듣고 있는 사람, 그 화제가 되고 있는 사람.
당신의 혀에게 “나는 잘 모릅니다”라는 말을 열심히 가르쳐라.
상대에게 한 번 속았을 땐 그 사람을 탓하라. 그러나 그 사람에게 두 번 속았거든 자신을 탓하라.
승자는 눈을 밟아 길을 만들지만, 패자는 눈이 녹기를 기다린다. (이상 탈무드에서)
올해 노벨상도 유태인들의 밥상이었지요. 자그마치 6명의 수상자들이 유태인들이었지요. 유태인들이 노벨상을 많이 타는 까닭들을 이야기하는 글들은 수없이 많답니다.
그 중 하나가 유테인들이 시나고그에서 갖는 ‘바르 미츠바(Bar Mitzvah)’ 또는 ‘바트 미츠바( Bat Mitzvah)라는 의식과 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남자아이(바르) 13살, 여자아이(바트) 12살 때 갖는 일종의 성년의식입니다. 이 때 탈무드에 나오는 가르침을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는 의견을 내놓아야만 이 의식을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바로 이런 묻고 답하는 훈련들이 유태인들이 유태인이 되는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이른바 지혜교육입니다.
잠언과 전도서의 저자로 알려져 있는 솔로몬은 바로 이런 지혜교육의 아버지이자 원조였던 셈입니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로 견주어 보자면 공자, 맹자, 장자 등과 겨룰만한 솔자(?) 쯤 되는 인물입니다. 게다가 솔로몬은 무려 왕이기까지 한 사람입니다.
솔로몬이 이복형제와의 권력다툼에서 승리하고 왕위에 오르자마자 찾아간 곳은 야훼의 놋제단이 있는 기브온이었습니다. 그 곳에서 번제물 일천 마리를 살라 바쳤습니다.(열왕기상 3장, 역대기하 1장) 야훼께서 아주 흡족하셨고, 솔로몬의 꿈에 나타나셨답니다. 그리고 묻지요. “네가 원하는게 뭐냐? 다 주마!”라고요.
그 때 솔로몬이 대답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혜”라고요.
번제불 일천 마리가 소였다는 기록도 있고요. 어떤 짐승을 잡아 제물을 받쳤더라도 천마리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었을까요? 제사를 담당했던 레위인들을 비롯한 백성들이 그것을 나누어 먹었을 것인데요. 흡족해 하신 게 어찌 야훼 하나님 뿐일까요? 솔로몬 치하의 백성까지도 좋았던 일이지요. 적어도 그 싯점까지는 말입니다.
그 응답에 감복하신 야훼께서 지혜 위에 부귀와 영화까지 주신다는 약속을 합니다. 그리고 그 약속은 솔로몬 당대에 넘치게 주신답니다.
자! 이쯤 당시 고대 중동지방의 지혜운동, 아니면 지혜학교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기로 하지요.
지혜학당은 고대 애굽(이집트)에서 일찌감치 자리잡은 교육 풍습이었다고 합니다. 그 교육의 기본은 질서에 있었다고 합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공자와 맞먹는 왕과 신하의 질서, 윗사람과 아래 사람의 질서를 헤아리고 아는 지혜가 교육의 근본이었다는 말이지요. 그 질서를 잘 깨닫고 그 질서에 맞게 행동하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고, 그렇지 못하면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질서 체계를 야훼 하나님 한 분과 사람들이라는 관계로 바꾸어 놓은 것이 솔로몬의 지혜서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어져 왔다는 것입니다. 에집트나 바벨론 등 고대 중동에서 일어났었던 지혜운동이 오늘까지 이어 온 것은 유태인들이 유일하다는 말씀이고, 그들은 그 일을 야훼가 한 것이라는 고백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이 때까지만 해도 솔로몬은 썩 그럴듯한 왕이었답니다.
더더우기 그의 아버지 다윗이 그렸던 그림대로 야훼의 성전을 건축한 일은 솔로몬의 큰 업적 가운데 하나이지요.
자신의 궁인 솔로몬 성전을 짓는데 십 삼년, 야훼 하나님의 성전을 짓는데 칠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겨우 경상북도 보다 조금 넓은 땅을 다스렸던 솔로몬과 통일 중국을 이루었던 진시황과 땅의 크기로 비교할 일은 아닙니다만, 두 양반의 솟는 과정과 무너지는 과정이 매우 엇비슷한 부분이 있답니다. (노벨상 수상자로 견준다면 중국인들은 이 비교가 과분할 수도 있답니다.)
천마리의 번제물 제사와 천명의 처첩(妻妾) 들로 비교되는 솔로몬의 과오와 무너짐은 다음 시간에 잇도록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