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천국 – 서른 한 번 째 이야기)
그 때 예수의 모습이 그들 앞에서 변하여 얼굴은 해가 같이 빛나고 옷은 빛과 같이 눈부셨다. 그리고 난데없이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서 예수와 함께 이야기하고 있었다. – 마태복음 17 : 2-3
예수께서는 “엘리야가 먼저 와서 모든 준비를 갖추어 놓을 것이다. 그런데 실상 엘리야는 벌써 왔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 사람의 아들도 이와 같이 그들에게 고난을 받을 것이다.” – 마태복음 17 : 12
엘리야는 야훼의 말씀에 따라 요르단강 동편에 있는 그릿 개울로 가서 살았다. – 열왕기상 17 : 5, 이상 공동번역
통일왕국 이스라엘이 남북으로 분열된 때로부터 약 950년 뒤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변화산에서 예수의 수제자들 세명 곧 베드로, 야고보, 요한이 본 환상에 대한 기록입니다. 예수와 모세와 엘리야가 함께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을 이들이 보았다는 기록입니다.
마태복음에는 세 번에 걸쳐 예수가 자신의 죽음과 부활을 예고하는 기록이 실려 있습니다. 이 변화산에서 제자들이 본 환상의 대한 기록은 첫번 째 예고와 두번 째 예고 사이에 끼어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제자들이 본 환상 이야기 끝에 엘리야는 곧 세례 요한이었다는 제자들의 깨달음에 대한 기사가 이어집니다.
또한 성서에는 살아서 하늘로 올라 간 사람들 이야기들이 실려 있습니다. 구약시대의 에녹(창세기 5 : 21, 히브리서 11.5)과 엘리야(열왕기하 2 : 11)가 있고, 죽었다 살아나신 예수가 바로 그들입니다.
엘리야는 모세에 버금가는 중요한 인물입니다. 그는 이스라엘의 예언자 전통의 아버지뻘 되는 사람입니다.
이제 두차례에 걸쳐 엘리야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남북으로 왕국이 갈렸을 때 남쪽 유대왕국은 혈연으로도 다윗과 솔로몬의 혈통이 왕위를 이었지만 북쪽은 솔로몬의 신하였던 여로보암으로 시작되었지요.
또 남쪽 왕국은 다윗의 성 예루살렘을 수도로 한 정통성을 어느 정도 안고 시작했지만, 북쪽은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하는 형편이었지요. 왕국의 수도 결정도 한 동안 세겜, 브누엘, 디르사 등등을 전전하다가 여로보암의 후손이 아닌 오므리가 왕이 되는 세번 째 왕조인 오므리 때에 이르러 사마리아로 왕국의 수도를 결정하게 된답니다.
마지막으로 아주 중요한 남북의 차이지요. 야훼 하나님을 모시는 제사 체제의 정통성을 남쪽 유대가 갖고 출발한다는 점입니다. 다윗과 솔로몬이 세운 예루살렘이 남왕국 소유였으니 말입니다. 그래 북쪽 여로보암은 야훼 하나님에 대한 제사의 틀과 예법 그리고 주관하는 사람들 곧 제사장들을 모두 새롭게 만들거나 임명해야만 하는 입장이었지요.
그 과정에서 여로보암은 야훼 하나님께 죄를 짓기 시작했다고 성서는 기록하고 있답니다. (열왕기상 12 장) 야훼 하나님께 제사를 지낸다고 하면서 금송아지 우상을 만들었다는 기록이지요.
이렇게 역사의 시작부터 야훼 하나님의 눈 밖에 먼저 난 쪽이 북쪽 이스라엘이었답니다.
신앙적 고백이나 믿음, 또는 성서적 기록 뿐만 아니라 역사적 사실에서도 남쪽 왕국 유대보다는 북쪽 왕국 이스라엘이 겪어내야 하는 현실적 상황들이 만만치 않았음을 알 수 있답니다.
우선 남왕국 유대는 지역적으로 남쪽에 있는 작은 지역이었으며 남쪽의 큰 세력인 에집트만 잠잠하면 외세에 크게 시달리지 않을 조건이었고 부족 역시 유다지파를 중심으로 한 거의 단일 지파로 이루어졌던 점에 반하여, 북쪽 이스라엘은 남쪽에 비해 지역도 넓고, 열 지파들이 저마다 제 몫의 목소리들을 내는 조건이었고, 북쪽으로는 세력 판도가 수시로 변하는 제국들이 존재했다는 점이지요.
정통성의 문제도 있었거니와 북쪽 이스라엘은 남쪽에 비해 여러 다른 민족들과 국가들과 교류가 많다보니 야훼 신앙에 대한 도전들과 이방신에 대한 유혹들이 많았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시작부터가 불안했던 북왕국 이스라엘에 첫 왕조와 두번 째 바아사 왕조가 지나 들어선 오므리 왕조 시대는 사실 북왕국 이스라엘의 전성기였습니다.
오므리왕은 왕으로 즉위하자 마자 사마리아에 솔로몬에 비견되는 화려한 수도를 세웁니다. 또한 다윗과 솔로몬이 꿈꾸었던 중앙집권체제의 왕권을 강화시킵니다. 오므리시대 때의 앗시리아 제국 기록에 따르면 당시 북왕국 이스라엘은 앗시리아에 전차부대를 파견했을 만큼 국력이 단단했었답니다.
오므리의 아들 아합이 왕위에 오르고, 아합은 시돈 왕 에드바알의 딸 이세벨과 결혼을 합니다. 그리고 이세벨의 신인 바알 사당과 제단이 북왕국 이스라엘의 수도 사마리아에 세워집니다.
바로 이 때 나타나는 인물이 엘리야입니다. 그는 정말 회오리바람처럼 느닷없이 거센 힘으로 나타납니다.
열왕기상 17장에 실린 그의 이야기를 보면 앞뒤 이야기도 없이 갑자기 아합왕 앞에 나타난 사내가 바로 엘리야입니다. 그리고 그가 아합왕에게 한 말입니다. “내가 섬기는 이스라엘의 하느님 야훼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합니다. 내가 다시 입을 열기 전에는 앞으로 몇 해 동안 비는 물론 이슬도 한 방울 이 땅에 내리지 않을 것이오.”(열왕기상 17 : 1, 공동번역)
그리고 이어지는 야훼의 명령입니다. “이 곳을 떠나 동쪽으로 가서….” . 엘리야는 그 명령에 따릅니다.
예언자들의 첫번 째 공통점입니다.
무조건적인 야훼의 명령(소명)이 있고 끝내 그 명령에 따른다(추종)는 공통점입니다. 물론 저마다의 유형이 있습니다. 엘리야의 경우는 무조건적인 추종입니다. 군대식으로 명령을 따르는 것이지요.
모세가 야훼 하나님과 계약을 맺은 당사자였다면 엘리야는 신은 오직 한 분 야훼 뿐이라는 증명을 해 낸 사람이랍니다. 어떻게?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