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史劇) – 왕국 11

(당신의 천국 – 스물 여섯 번 째 이야기) 

이제 네가 한 아들을 얻을 터인데, 그 아들은 태평을 누리게 될 것이다. 내가 사방에 있는 적들을 다 물리쳐 태평을 누리게 해 주리라.그러니 그의 이름을 솔로몬이라고 하여라. 나는 그가 다스리는 동안 이스라엘의 번영과 평화를 내릴 것이다. 그가 바로 내 이름으로 불릴 성전을 지을 사람이다. – 역대기상 22: 9, 공동번역 

다윗은 죽을 날이 가까와지자 그의 아들 솔로몬을 불러 훈계하였다. “나는 이제 세상 모든 사람들이 가는 길로 가야 할 것 같다. 힘을 내어 사내 대장부가 되어라. 야훼 네 하나님의 명령을 지키고 그분이 보여주신 길을 따라 가며 또 모세법에 기록된 대로 하나님의 법도와 계명, 율례와 가르침을 지켜라.” – 열왕기상 2: 1-3, 공동번역 

민족과 국가의 대영도자 따위의 관념은 이스라엘의 (예언자적)  전통이 아니다. 그러기에 그들은 사울의 왕권을 거부하고, 다윗과 솔로몬의 왕조체제를 비판했다. 그리고 왕권에 대한 민중봉기가 일어났다. 그 대표적인 것이 솔로몬에 대한 르호보암의 항거이다. – 송기득이 쓴 ‘인간’에서

이제 다윗 이야기를 마치려 합니다. 다윗 이야기 가운데 인구조사 이야기를 건너 뛰었습니다. 솔로몬 이야기의 후반부 세금과 노역 부분에서 함께 다루려는 생각 때문입니다. 

다윗 이야기를 마무리 하면서 우리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을 다시 돌아봅니다. 우리들이 만나려고 하는 하나님 나라에 이르기 위해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스물 세번 째 글에서 저는 “계약”이라는 말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모세를 통한 야훼 하나님과 히브리족 사이에 맺은 계약과 다윗을 통한 야훼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계약 사이에 있는 차이에 대해 말씀 드렸습니다. 

이거 머리 속에서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것이랍니다. 

야훼 하나님과 맺는 계약의 범위가 넓어졌다고 했습니다. 또한 계약의 틀을 제도화하고 한 곳에 모이게 하는,  이른바  중앙집권화를 이룬 것이 다윗 때에 이르러서의 일이라고도 말씀드렸습니다. 

그 차이를 계약이 다윗 이전과 이후로 달라졌다는 말씀으로 요약했습니다. 

이제 우리들은 성서 사무엘서를 마치고 열왕기와 역대기의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넘어 가기 전에 지나온 곳들 두군데를 다시 읽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신명기  30장과 사무엘하  7장 두 곳입니다. 

신명기 30장은 광야에서 히브리족과 야훼와 맺은 계약의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계약을 지키면 살고, 안지키면 죽는다.”입니다. 계약의 ‘갑’과 ‘을’이 있고 서로 하는 의무가 있는 계약입니다. 

사무엘하 7장은 무조건적으로 야훼가 다윗으로 대변되는 이스라엘왕국에 대해 내릴 은총에 대한 계약 곧 약속입니다. 

바로 이 약속이 이루어지는 세상을 기다리는 유대족들의 메시아니즘, 구세주를 기다리는 염원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다윗의 위대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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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의 마지막 모습을 역사가 요세푸스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는 예루살렘에 있는 그의 아들 솔로몬에 의해서 왕의 장례식에 따르기 마련인 장엄하고 웅장한 의식에 따라 장사되었다. 더우기 막대한 돈이 다윗의 시신과 함께 매장 되었다. 얼마나 막대한 양의 돈이 함께 묻혀 있는지는 아래의 사실에서 쉽게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로부터 1,300년 후 데메트리우스의 아들로서 피우스라고 부르는 안티오쿠스가 예루살렘을 포위하고 돈을 내면 포위를 중단하고 물러가겠다고 했을 때 대제사장 힐카누스는 돈을 모을 방법이 없자 다윗 무덤의 한 방을 열어 3,000달란트의 돈을 꺼내 그 일부를 안티쿠어스에게 주어 포위를 풀게 한 일이 있다. – 중략 – 그 후 오래 지난 헤롯왕이 또 다른 방을 열어 거액의 돈을 꺼냈다.> – 요세푸스의 유대고대사 7권 15장에서 

그렇게 다윗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가는 길을 갈 때 나이가 일흔살이었다고 합니다. 

그 길을 떠나기 전 다윗의 모습은 정신도 오락가락 했을 뿐만 아니라 몸에 마비증상도 자주 찾아왔습니다. 다윗의 마지막 부인 아비삭은 이런 다윗의 몸을 녹여주는 동녀(童女) 노릇을 한 여인입니다. 그녀가 슈넴 출신이라고 하여 슈네미티즘(Shunammitism)이라는 말이 생겼는데 바로 동녀회춘라는 뜻입니다. 

아무튼 그 무렵부터(다윗의 정신이 거의 오락가락할 무렵) 왕위 승계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진답니다. 다윗과 학깃 사이에서 난 아도니야와 다윗과 밧세바 사이에서 생긴 솔로몬과의 싸움입니다. 

다윗을 평생 따르던 가신 그룹이 아도니아와 솔로몬파로 둘로 갈라져 치열한 다툼을 벌입니다. 바로 그 순간 한 수 하는 사람이 바로 밧세바이지요. 

마치 이조시대 왕궁에서 일어나는 사극을 보는 듯 하답니다. 

그렇게 사극처럼 시작하는 솔로몬 이야기는 앞으로 세 번에 걸쳐 잇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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