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 비해 달포는 늦은듯한 봄이 천지에 가득합니다. 뒤뜰에 등나무가 연보라빛 연등을 켠 것을 보면 올해는 봄과 여름이 함께 하려나 봅니다.
오월 초하루, 느긋함으로 헨리 데이빗 소로우(Henry David Thoreau)의 “An early-morning walk is a blessing for the whole day.”라는 말처럼 봄이 가득한 이 아침을 마시며 하루가 아닌 한해의 축복을 느껴봅니다.
언젠가 미국인들의 <행복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더 많이 갖고, 더 많이 쓰는 것 곧 소유와 소비가 행복의 척도였는데 이젠 <마음의 행복>이라는 잣대를 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영국의 경제학자 슈마허(Ernst Friedrich Schumacher)가 내다 본 세상은 작은 것이 아름다운(Small Is Beautiful) 세상입니다.
“경제학이란 보다 적은 소비로 보다 큰 행복을 추구하는 것”, 바로 슈마허의 말입니다.
<부자나라에서 좋은 것이 가난한 나라에도 좋은 것이라는 가정은 옳지 않거나 아주 작은 부분에서만 적용될 뿐 대부분의 틀린 것이다> 역시 슈마허의 말입니다.
국가나 개인이나 지나치게 <비교행복>에 빠져들다 보면 불행을 낳을 뿐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 봄날 아침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지금 제가 누리는 아주 큰 행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