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온라인 잡지 American Drycleaner에 실린 세탁인들의 말이랍니다. 올 3월과 지난 해 삼월의 매상 비교를 하는 서베이에 커멘트한 말들입니다.
“동네 다섯군데 있던 세탁소 중 나만 살아 남았답니다.([There were] five dry cleaners in town, now I’m the only one.)”
“지난 육 주간 조금씩 나아지는 추세랍니다.(It’s [been] getting better for [the] last six weeks)”
“동네 시장 환경은 아주 조금씩 꾸준히 나아지고 있는 듯 한데…(market conditions in our area are somewhere between static and slight improvement.)”
“해마다 시간이 갈수록 형편이 나빠진다는…(Year over year, the conditions are getting worse)”
그야말로 종잡을 수 없는 대꾸들이랍니다. 좋아진다는 사람도 있고, 갈수록 어렵다는 사람도 있고 말입니다.
서베이 응답을 보면 서부 지역을 빼 놓고는 미 전역에서 매출이 지난 해보다 못하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아주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세탁인들의 이야기도 있답니다.
어제 어느 세탁인에게서 받은 전화 내용도 바로 이런 헷갈리는 환경 탓에서 오는 고민이었을 겝니다. 내용인즉은 지난 해 대비 올 1/4분기에 매상이 떨어졌는데 가격을 올릴까 말까하는 물음이었답니다.
저라고 뭐 누구에게나 들어맞는 뾰족하게 신통방통한 수가 있겠습니까? 다만 저마다 처한 입장에 따라 최선이라고 판단되는 일들을 시도하고 되풀이 해 보는 것이지요.
그 방법들 가운데 한가지랍니다. 얼핏36계 줄행랑과 맞닿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상황이 불분명 할 때 사람들의 심리도 흥미롭다. 이스라엘 학자 바 엘리는 축구에서 페널티킥을 차는 선수와 골키퍼를 관찰했다. 차는 방향을 보니 왼쪽 1/3, 오른쪽 1/3, 가운데가 각각 1/3이었다. 근데 볼을 막는 골키퍼의 반은 왼쪽으로, 나머지 반은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다. 가만히 있는 골키퍼는 없었다. 볼의 1/3은 가운데로 오는데 왜 가만히 있는 골키퍼는 없을까? 왜 그들은 가만히 있지 못할까?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뭐라도 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행동편향이다(action bias).> – Rolf Dobelli의 책 “스마트한 생각들”에 나오는 말입니다.
우리들의 삶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일들이지요. 뭔가 불안하고, 앞날이 확실치 않을 때면 무슨 일이던 뭔가 해야만 될 것같은 초조감이 일곤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 초조함으로 벌인 일들로 인해 상황은 더 꼬이기도 하곤 하지요.
하여 때론 조용히 하던 일을 묵묵히 하면서 기본적인 일들에 충실해 보는 것이 최상의 방안이 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무릇 36계 줄행랑이란 ‘도망’ 그 자체에 뜻을 두는 게 아니니 말입니다.